작가.PD 첫 同人제작체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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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PD.작가의 콤비플레이로 드라마의 질을 높인다.」 뜻이 맞는 PD와 작가가 방송사로부터 독립된 그룹을 형성,드라마를 제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있다.
『완장』등 MBC미니시리즈와 베스트극장을 여러편 연출한 선우완PD와 방송작가 지상학.이환경씨는 최근 「창작시대」란 동인(同人)제작체제를 갖추고 사무실을 냈다.
뜻이 맞는 문인끼리 뭉쳐 펴내는 동인지에서 착안한 이들의 「동인제」는 두 작가가 공동집필한 대본을 바탕으로 연출자 선우씨가 드라마를 기획.제작하는 체제다.
방송작가끼리 뭉쳐 대본을 공동집필하는 경우는 문상훈씨가 이끄는 『작가시대』가 있었으나 PD까지 결합해 독립된 드라마를 제작하는 것은 「창작시대」가 처음.
이들은 앞으로 방송3사및 케이블TV사로부터 주문을 받거나 자발적으로 드라마를 기획해 방송사에 판매할 방침이다.
이같은 PD.작가 콤비플레이는 날로 심화되는 드라마경쟁을 원활한 공조체제로 돌파하려는 시도로 여겨지고 있다.
캐스팅.대본을 놓고 의견불일치로 드라마제작에 차질을 빚는 것을 경계한 PD.작가들이 뜻이 맞는 상대를 선별해 일해온 것은방송가에서 잘 알려진 사실.
동인제는 뜻맞는 상대와 항구적 공조체제를 갖춘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로부터 환영받고 있다.
또 PD로서는 스타일이 다른 작가들의 공동집필을 통해 보다 밀도있는 대본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도 크다.
「창작시대」의 경우 『무풍지대』등 활극을 주로 써온 이환경씨와 멜로.홈드라마및 영화에 주력해온 지상학씨가 양자의 장점을 혼합한 극본을 공동집필할 계획.
방송사측도 한 드라마에서 중견작가의 경륜과 신인작가의 감각을동시에 살릴 수 있는 공동집필을 적극 활용하려는 추세다.
다만 연출자까지 소속PD 아닌 외부인을 쓰는 「동인제」에는 아직까지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고석만 MBC단막극 팀장은 『다채널시대를 맞아 프로그램 수요가 늘수록 드라마를 독립제작하는 동인제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동인제가 성과를 거두려면 작가에게 대본집필뿐아니라 기획.구상.인물.각색등 역할을 세분화시켜 대본의 밀도를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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