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새 CEO 존 테인 “서브프라임 사업 손 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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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가 지난해 회사에 큰 손실을 안긴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고 선언했다.

메릴린치의 존 테인(사진)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투자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더 이상 CDO를 발행하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주식 거래와 채권 발행에 집중할 것”이라며 “투자은행(IB)부문에서도 점유율을 늘려 세계 3위권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새 경영계획을 밝혔다.

CDO란 빚을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담보부증권(ABS)의 일종이다. 메릴린치는 미국 주택시장이 활황을 보이던 2004년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기반으로 CDO를 대거 발행했다. 하지만 지난해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가 부실화되자 이를 유동화한 증권인 CDO의 가치도 크게 떨어졌다. 메릴린치도 자산가치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에 98억 달러라는 사상 최악의 손실을 봤다.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스탠리 오닐 전 CEO가 물러났고 ‘구원투수’로 테인이 등장했다. 메릴린치는 남아 있는 CDO를 헤지펀드와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각한 뒤 그 돈으로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계획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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