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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도 ‘골프 전설’ 대열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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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최경주도, 우즈도 소외계층을 돕는 데는 발 벗고 나선다. 사진은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뒤 우즈가 자신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타이거우즈 러닝센터’ 소속 청소년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샌디에이고 AP=연합뉴스]

황제가 왕을 만났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1·미국)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의 토리파인스 골프장에서 벌어진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PGA 통산 62승. 우즈는 ‘골프의 왕’ 아널드 파머(미국)와 함께 역대 통산 다승 공동 4위가 됐다.

우즈의 승수 쌓기는 이제 시작이다. 2000년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할 정도로 샷 감이 절정인 데다 자신감까지 충만하다.

골프의 전설 벤 호건(64승), 잭 니클로스(73승)를 넘어 PGA 통산 최다승인 샘 스니드(82승)의 기록을 추월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요즘 추세라면 100승도 멀어 보이지 않는다.

◇샘 스니드의 통산 82승을 넘는 것도 시간문제=우즈는 12시즌 만에 62승을 거뒀다. 1년 평균 5승씩을 올렸다. 우즈가 스니드를 넘기 위해 남은 승수는 21승이니 올해를 포함해 4년 정도면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산술적으로 보면 2011년께다.

그러나 최근 추세를 보면 기록 경신은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우즈는 지난해 7승을 거뒀다. 8월 이후엔 6개 대회에서 5승으로 사실상 나오면 우승이었다. 2009년 말이나 2010년 초께 최다승 기록을 깰 수도 있다는 전망이 그래서 나온다. 30대 중반에 80승을 넘는다면 100승도 가시권이다. 샘 스니드는 39세에 62승을 했고 이후 20승을 더했다.

우즈는 통산 최다승보다 최다 메이저 우승 기록에 훨씬 관심이 많다. 현재 13승으로 최다승(18승·니클로스)에 5승 차이다. 산술적으로 2012년에 깨진다는 답이 나오지만 이 역시 예상보다 훨씬 빨리 경신될 것으로 보인다.

◇타이거보다 더 무서운 선수=우즈는 올해 진지하게 그랜드슬램을 노리고 그렇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올해 메이저대회가 열리는 코스는 모두 우즈가 좋은 성적을 낸 곳이다. 우즈는 “4승 이상을 한 시즌이 많은데 메이저대회에서 맞춰 우승하면 된다. 올해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보통 자신감이 아니다. 우즈의 최근 상승세로 보면 일리가 있다. 최근 3개 대회(비공식 대회 포함)에서 2위와의 타수 차는 무려 23타다. B급 대회가 아니라 메이저급 대회에만 나가는데도 그렇다.

우즈는 “(전성기라고 평가받는) 2000년에도 쳐보지 못했던 샷들을 요즘 지속적으로 치고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골프 황제의 전성기가 바로 지금이다.

다른 선수들은 2000년처럼 호랑이 공포증을 갖기 시작했다.

프레드 커플스(미국)는 “분명히 2000년보다 훨씬 뛰어나다. 28년 동안 골프를 했지만 최근 우즈의 기록 같은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우즈는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최종 라운드 1언더파 합계 19언더파로 2위 이마다 류지(일본)에게 8타 차 완승을 거뒀다. 후반 3연속 보기를 하는 등 잠시 ‘인간적인 모습’도 보였지만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고 웃으며 끝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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