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톱 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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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물리학계에「쿼크」(Quark)라는 생소한 명칭이 등장한 것은60년대 초였다.당시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였던 머리 겔만박사를 비롯한 두어명의 물리학자들은 양성자(陽性子)보다 더 작아 크기가 없는 물질이 세상 만물의 기본입자(粒子) 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 그것을 쿼크라 명명한 것이다.계속된 연구끝에 5가지 타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고,겔만박사는 그 업적으로 69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물리학자들은 하나의 점으로 이루어졌다느니,전하량(電荷量)이 전자(電子)의 3분의 2가 된다느니 하는 말로 설명하고 있지만그것으로 쿼크의 본질을 이해하기는 불가능하다.우리나라 물리학자김제완(金濟琬)박사의 설명이 쉽고 재미있다.
『도서관엘 가보면 수많은 책들이 서가에 꽂혀있다.큰 것 작은것,얇은 것 두꺼운 것등 그 모양이 각양각색이다.그러나 그 다양한 책들도 공통점이 있다.장(章)과 절(節)로 나누어져 있는가 하면 ㄱㄴㄷ이나 ABC등의 단어로 구성돼 있 다.그렇다면 그것이 모든 책들의 기본적 요소일까.그렇지 않다.현대 컴퓨터가0과 1로써 모든 글자와 기호를 만들고 계산해내는 것처럼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0과 1을 어떻게 나열했는가로 귀착된다.자연을만들고 있는 0과 1에 해당하는 기본입자를 물리학자들은 쿼크와「렙톤」(Lepton)이라 이름지어 부르고 있는 것이다.』 쿼크에 대한 연구는 전세계 물리학계에 유행처럼 번져 노벨상에 눈이 어두워진 몇몇 학자들이 우주선에서 쿼크를 봤다는 논문을 발표한 일도 있고,원자핵을 파괴해 쿼크를 몰아내는데 성공했다는 학술논문도 있었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그러나 80년대초 스티븐 와인버그박사등에 의해 존재하는 것으로 믿어져왔으되 확인되지 않은 제6의 쿼크,곧「톱 쿼크」를 발견해 내는것은 모든 물리학자들의 간절한 소망이었다.「업 쿼크」「다운 쿼크」와 함께 톱 쿼크의 발견으 로 쿼크 가계(家系)가 완성되며그로써「우주생성에 관한 기본 모델의 허점을 메워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침내 미국 페르미 국립연구소가 톱 쿼크를 발견했다는소식은 물리학의 개가이자 베일에 싸여있던 신비의 한가닥을 벗겨내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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