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붐 … 고유가 여파 … 중동·동남아 도입 대열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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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전 세계에서 원자력 발전소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지구 온난화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부각한 데다 고유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원전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중국·인도 외에 원자력 발전소가 전혀 없던 중동과 동남아 지역 신흥국가들도 잇따라 원전 건설에 나서고 있다. 1986년 체르노빌 사고 이후 원전 건설을 금지해온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도 지난해부터 신설을 허용했다. 현재 중동 지역에서 자국 내 원전 건설 계획을 확정한 나라는 터키와 이집트·이란이다. 알제리와 튀니지·요르단·예멘도 신설을 검토 중이다. 터키는 최대 100억 달러(약 9조5000억원)를 투입해 2013년까지 총발전량이 500만kW에 이르는 원전들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단 한 기도 원전을 건설하지 않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신설을 서두르고 있다. 태국과 베트남·인도네시아가 건설 계획을 확정했으며, 말레이시아와 미얀마도 구체적인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439기, 현재 건설 중이거나 신설을 검토 중인 원전은 36개국 349기다. 100기 이상을 건설하기로 한 중국이 가장 적극적이다. 러시아와 미국은 각각 30기 이상 신설을 추진 중이 다.

 이 때문에 핵 확산을 우려하는 의견도 제기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2006년 세계원자력에너지파트너십(GNEP)도 그런 우려를 깔고 있다. 핵 비확산 체제를 유지하면서 핵 재처리를 담당하는 원전연료 공급 국가와 수요국으로 재편해 안정적인 원자력 발전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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