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건물 ‘에너지 다이어트’ 2년 만에 예일대 온실가스 17% 줄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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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예일대가 온실가스 감축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리처드 레빈 예일대 총장은 2005년 이래 온실가스 배출량을 17% 줄였다고 22일 발표했다.

 레빈 총장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대에서 ‘지속 가능한 캠퍼스 창출’이란 특강을 통해 예일대의 성공담을 공개했다. 코펜하겐대는 내년 덴마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앞두고 레빈을 필두로 일련의 특별강연을 시작했다.

 레빈은 예일대에 ‘지속 가능성 부(Office of Sustainability)’라는 전담 부서를 설치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우선 캠퍼스 내에 흩어져 있는 90여 개 건물의 냉난방 시설을 열효율이 높은 신형으로 바꿨다. 냉난방·조명 시설의 조절 장치도 모두 자동화해 실내 온도와 밝기가 바뀌는 데 맞춰 적절히 작동하도록 고쳤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다.

 창문도 냉·온기가 밖으로 새지 않도록 최신형으로 바꿨다. 또 지하수를 끌어올려 냉방에 활용했다. 발전 설비는 쓰레기 등을 태워 전기를 얻는 열병합식으로 바꿨다. 교직원과 학생들에게는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차 이용을 권장했다.

 결국 2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예일대는 자신을 얻어 야심 찬 청사진을 마련했다.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보다 43% 줄인다는 것이다. 레빈은 “그간의 추진 속도로 보아 2020년까지의 감축 목표치도 계획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학을 비롯,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에너지 효율 극대화 방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기 투자비가 들긴 하나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비용을 아낄 수 있어 환경 보호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큰 득이 된다”는 논리에서다.

 한편 레빈은 기후 변화를 막으려면 미국·유럽과 함께 한창 발전 중인 중국·인도가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막대해 어디서든 감축 정책을 외면할 경우 지구온난화 방지 노력은 물거품이 될 거라고 우려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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