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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기행 ②

중앙일보

입력

대관령 옛길에서 만난 목장 산책로

강원도 횡계에서 대관령 옛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대관령 정상에 자리한 양떼목장을 만날 수 있다. 대관령 정상에 위치해 있어 태백산맥의 웅장한 자태와 목장 산책로의 아기자기한 모습이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그래서일까? 이곳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릴 것 없이 사계절 내내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하다. 오히려 철마다 다른 색을 보여주는 이국적인 초원 풍광에 ‘한국의 알프스’라 불리며 영화 등 각종 촬영 장소로 각광받기도 했다.

선선한 날씨와 목장 고지대의 철쭉, 푸른 초지와 초지위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양떼들의 풍경을 가장 즐기기 좋은 계절은 봄 또는 여름이라고 한다. 야생화와 주변 산들의 산풍을 감상하기는 가을이 제격이다. 하지만 겨울이라고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겨울에는 주변 설경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다만 겨울철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양을 방목하지 아니하고 양사(축사)에서 기르므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양떼들의 모습을 볼 수 없을뿐더러 폭설과 강한 바람으로 인해 목장까지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마치 몸을 날려 버릴 듯한 기세의 거센 바람이 관람객을 맞는다. 혼을 쏙 빼놓는 제법 벅적지근한 환영인사다.

■ 대관령 양떼목장의 산책 포인트는 두 가지

하나는 목장초지능선을 따라 형성된 산책로를 따라 양떼들과 목장전경을 구경할 수 있다. 1.2km정도 되는 산책로(목장도로)는 경사가 심하지 아니하여 연인이나 온 가족이 40분-1시간 정도면 목장을 둘러보면서 기념촬영까지 가능하다.

양떼목장의 산책로와 건조주기 체험장을 안내하는 표지판.

목장을 둘러싼 산책로. 저마다 시원하게 펼쳐진 풍광에 감탄한 듯 카메라를 먼저 들이 댄다.

산책로 중간 중간에 보이는 막사. 양의 건초를 보관하는 장소인 듯. 강한 바람을 피해 이곳에서 잠깐씩 쉬어가기도 했다.

눈 덮인 초지는 아니었지만 햇빛에 반사되는 초지의 풍광은 오히려 운치를 더했다.

푸른 하늘과 맞닿은 목장 산책로 정상 부근.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다.

다른 하나는 산책로가 끝나는 길에 마련된 건조주기 체험이다. 겨울철 추운 날씨 때문에 초지 위의 양떼 모습은 볼 수 없을지라도 양사에서 직접 양떼를 만질 수도 있고 먹이를 줄 수도 있어 아쉬운 맘을 달래기에는 충분하다. 매년 4~6월 달에는 털 깎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한다.

건조주기체험장. 아이의 고사리 손에 놓인 건초를 얌전히 받아먹는다.

나오는 길에 이곳 특산물인 황태로 우려 낸 어묵 국물에 목을 녹인다. 어묵이 아닌 이 국물 맛 하나 때문에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고.

■ 대관령 양떼목장을 내려오다 보면 고개 곳곳에서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 하나 있다. 다름 아닌 황태덕장. 갓 잡은 명태를 손질한 후 겨울 내내 이곳에서 노랗게 말리면 살이 연한 황태가 된다. 고랭지 농업이 발달한 이곳은 봄~가을에 걸쳐 농사짓던 땅을 겨울 동안 황태덕장으로 사용한다. 황태구이 생각에 목장을 내려 가는 길은 절로 조급해진다.

황태 덕장. 명태를 거는 아저씨의 손길이 즐겁다. “황태는 12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영하의 날씨에 말려야 그 맛이 좋다고.”

■ 1월 17일부터 21일에는 국내 최고의 눈(雪) 축제인 ‘대관령 눈꽃축제’가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일원에서 개최된다. ‘눈꽃 속에 펼쳐지는 신바람 체험여행’을 주제로 25m 길이의 눈 터널과 5개의 테마로 이뤄진 50개의 작은 눈조각을 설치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객원기자 최경애 doongje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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