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과>환자치료방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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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근래 환자의 치료방침을 결정할때 「삶의 질」이라는 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예를 들어 고혈압환자를 치료할때 A라는 약제를 사용하든 B라는 약제를 사용하든 같은 정도로 혈압이 떨어지고 또 합병증을 예방하는 정도도 같다고 할때 기왕이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쪽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혈압에 대한 치료제를 선택하면서 뭘 거창하게 삶의 질까지 거론하느냐고 핀잔을 줄 사람도 많겠지만 환자입장에서는 다르다.
예를 들어 하루에 세번 복용해야 하는 약보다는 하루 두번 또는한번의 복용으로 충분한 약제가 편리하다.결과적으 로 생활이 편해지고 좀 거창하게 말한다면 삶의 질이 좋아진다고 할 수 있는것이다.약효과가 약간 떨어지더라도 부작용이 적은 약제를 선택하는 것도 비슷한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협심증을 치료할때도 비슷한 결정을 할때가 있다.어떤 협심증 환자를 치료할때 약으로 치료하든 풍선 또는 수술로 치료하든 앞으로의 수명에는 별 영향이 없다고 하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위험이 따르고 비용이 많이 드는 풍선치료나 수술을 선호할 때가 있는 것이다.왜냐하면 약을 복용하는 불편을덜수 있고 또 치료에 성공만하면 신체적인 활동을 좀 더 자유롭게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즉 치료효과에 작은 차이밖에 없더라도 환자의 입장에서 삶의 질은 크 게 차이가 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건강의 기준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과거에는 질병만 없으면 건강하다고 할 수도 있었으나 근래는 더 적극적인 의미로 건강을 생각하여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삶의질을 좀더 향상시킬 수 있는 관점에서 건강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때문에 의사의 사명도 단순한 질병치료에 한정되지 않고 예방.재활.건강증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환자가 아닌 건강인의 입장에서 자신의 현재 또는 미래의 높은삶의 질을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할까.바로 질병의 예방과 건강증진이다.즉 술을 절제하고 담배를 끊고 음식을 싱겁게 먹고 체중을 조절하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등이다.가만 히 앉아서 하고 싶은 것을 다하면서 적당한 약제를 먹는 것만으로는 얻을수 없는 것이다.10~20년 뒤의 자신의 「삶의 질」을 생각하여 미리 대비하는 것이 적극적인 건강대책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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