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속내 이야기"美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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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대통령부부의 경우 서로 언성만 약간 높여도 금방 보도매체를 타고 전세계인의 입방아에 오른다.유명인의 사생활에 대한 호기심 탓도 있지만 그만큼 세계정치의 심장부인 미국 백악관의 움직임 하나하나는 그대로 모든 사람의 초미의 관심 사항이라는 말이다.최근에 발표된『백악관의 속내 이야기』(Inside the White House)는 바로 이런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한꺼번에 풀어주는 책이다.지난 50년동안 백악관을 거쳐간 대통령부부와 빌 클린턴 현대통령부부의 베일에 가려진 삶의 모습을 여과없이 적은 이 책은 발표되자마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넌픽션부문 리스트 5위로 뛰어 오르면서 독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은 공개적으로 밝혀지길 꺼렸던 전현직 미국 대통령들의 개인적 버릇이나 결점.범죄행위.간계까지 샅샅이 까발리고 있어 독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기간의 대통령으로 이 책을 통해 이미지가 실추되지 않을 대통령은 고작 해리 트루먼정도.트루먼의 유일한 비행으로는 근무시간중 공군 1호기 승무원을 술자리로 끌어낸 일화가 꼽힌다.그것도 당시 공군1호기 승무원이『술자리에서 대통령과 나눈 대화가일생에서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회고하고 있어 충분히 애교로 봐줄수 있는 행동이었다.앞서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에 대한 이야기로 이름을 얻었던 이 책의 저자 로널드 케슬러는 공군 1호기 승무원으로 대통령 4명을 가까이서 시중들었던 로버트 맥밀런등 백악관 참모들과 경호요원.군사보좌관들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했다고 밝히고 있다.
맥밀런은 이 책에서 리처드 닉슨이 대통령에 당선되던 1968년을 이렇게 증언하고 있다.
『부통령으로서의 닉슨과 대통령으로서의 닉슨 사이에는 적어도 권위면에서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있었다.닉슨이 대통령으로 당선확정되던 그날,나는 닉슨과 악수를 나눴다가 할데먼등 닉슨의 보좌관들로부터 따귀와 함께「다시는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그런 멸시를 당한 후로는 워터게이트사건과 대통령의 사임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도 뭔가 불길하다는 인상을 지울수가 없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닉슨이라는 존재는 인격적으로 형편없는 인물로 각인되어 있다.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정도로 귀중한 백악관의 골동품을 개인 목적으로 빼돌리기도 했으며,기본적으로 유권자들에 대한 존경심을 결여하고 있었다는 것이많은 이들의 증언이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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