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 음악거리로 거듭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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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젊은이들을 위한 요란한 카페일색이던 압구정동에 클래식음악감상실.레코드전문빌딩.연주회장 등 순수 음악을 위한 공간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작년말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에 문을 연 클래식음악살롱 「필하모니아」는 매주 음악감상강좌를 여는가 하면 정기감상회원을 모집,마땅히 정통클래식을 즐길 장소가 없던 이 지역 신세대들사이에 명소로 떠올랐다.
노이만.텔레푼켄.클랑필름 등의 진공관 전축시절의 명기와 레코드플레이어를 갖추고 있는 이 곳은 50석정도의 목재의자에 앉아원두커피와 영국차를 즐기며 클래식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장소를 자주 찾는다는 홍수현(23.E여대)씨는 『조용하고뭔가 깊은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분위기가 좋아 틈날때마다 들르다보니 예전에 좋아했던 팝송보다 요즘은 클래식음악에 더 관심을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필하모니아의 건너편 「인터뷰」는 카페지만 40년대 재즈음악만을 들을 수있는 문화공간.윈저체어와 축음기 등 40년대 미국풍의 실내장식과 그 시대SP판으로 녹음된 재즈음악만을 들려주는 것이 독특하다.
현대백화점 맞은 편에 자리잡은 「유림아트홀」과 「쇼팽의 집」이라는 소규모 연주전문홀도 연주회 개최와 음악회를 하고 싶어하는 비전문연주가나 가족들에게 대관해줘 조용히 클래식 애호인들을끌어들이고 있다.
유림아트홀은 2백80석 규모로 거의 매일 고등학생이나 대학생들의 연주경험을 쌓기 위한 작은 음악회와 유학생들의 귀국연주회가 이어지고 있다.
피아노전문연주홀인 1백석규모의 「쇼팽의 집」은 매주 1회씩 젊은 피아니스트 기획연주회와 매달 마지막 금요일마다 중견피아니스트가 자신의 인생관과 곡해석을 들려주며 연주하는 「대화가 있는 연주회」로 유명하다.이 음악회 관객들은 예고생 이나 피아노전공대학생이 대부분이나 최근 인근의 주부.비전공학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것.
유림아트홀의 백현정씨는 『연주회를 위한 대관의 경우 예전에는음악도들이 주고객이었으나 최근에는 직장인음악동호회나 음악을 사랑하는 가족들의 가족연주회 대관신청도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梁善姬.申容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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