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재 신영철 감독 데뷔, 호된 신고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신영철 감독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남자배구 삼성화재 코치에서 라이벌팀 LG화재 감독으로 옮긴 신영철 감독은 팀을 옮긴 지 꼭 열흘째인 25일 'KT&G V투어' 5차 대회(대전대회)에서 대한항공을 맞아 데뷔전을 치렀다. 결과는 0-3 완패.

자신의 색깔을 보여주겠다는 신감독의 의지는 선발 라인업에서 감지됐다. 라이트 손석범과 세터 황원식 등 전임 감독 시절 주전선수를 빼고 레프트 김성채를 라이트로 돌렸다. 그리고 레프트에는 이동훈을 기용했고, 세터는 신입인 손장훈에게 맡겼다.

신감독이 그린 밑그림은 수비 강화를 통해 삼성화재처럼 끈끈한 배구를 구사하는 것. 손석범보다 수비력에서 다소 앞서는 김성채.이동훈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열흘'이라는 시간은 변화를 가져오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오히려 기존의 조직력마저 와해됐다. 이동훈은 경기 감각이 떨어져서인지 서브 등에서 범실이 잇따랐고, 붙박이 레프트였던 김성채도 공격이 번번이 상대 블로킹 벽에 막혔다.

LG화재는 3세트 중반 손석범.황원식이 투입된 시점에서 잠시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신감독은 짧은 안정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선택했고, 두 선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벤치로 돌아갔다.

신감독은 "세터와 공격수 간에 호흡이 잘 맞지 않았는데 훈련을 통해 고쳐 나갈 것"이라며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감독 자리가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현재보다 내일을 기약하며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차주현 감독은 "신감독이 아직은 스케치만 하다가 만 것 같다"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은 26일 67연승을 달리고 있는 친정팀 삼성화재와 맞붙는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