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경제학] 월풀 스팀 건조기엔 스팀이 안 나온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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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LG전자가 세계 최대의 가전업체인 월풀에 직격탄을 날렸다. LG전자는 “월풀 건조기에 스팀 기능이 없는데도 제품의 이름과 광고에 ‘스팀’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 미국 일리노이 지방법원에 명칭 사용 금지 소송을 냈다.

100도 이상으로 가열한 수증기를 뿜어 세균이나 때를 없애 주는 게 스팀 세탁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건조기에도 이 기능을 넣었다. LG전자를 대리하는 현지 변호사는 11일(현지시간) “월풀의 건조기는 물방울을 뿜은 뒤 열풍으로 60도 이상으로 가열하는 방식이지 스팀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월풀 대변인은 “(LG의 소송은) 아무 실익도 없는 사안”이라고 논평했다. LG전자는 드럼 방식의 고급 세탁기 시장을 놓고 월풀과 경쟁 중이다. 특히 월풀 제품만 90년 이상 판매하던 시어즈 백화점이 2006년에 LG의 스팀 트롬을 팔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LG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드럼세탁기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LG의 소송은 ‘원조 스팀’을 강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법원의 결정은 일러야 5월 이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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