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후계구도 짜며 代表인선-金대통령 설구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번 설 연휴기간중 청남대에서 휴식하면서 후임 당대표를 누구로 하며,향후 당을 어떤 구도로 운영할것인지 결정을 내린 상태에서 귀경했을 것이라고 여권 핵심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런 관측을 뒷받침하듯 金대통령은 1일 오후 청와대로 돌아와서는 측근들을 만나지 않고 곧바로 관저로 직행했다.
金대통령이 청남대로 가기전에 민자당과 청와대 관계자들은 후임당대표 인선안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실세(實勢)중진을 전면에 내세우는 방안과 원외인사로 하여 당분간 과도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의 장.단점까지 검토됐다.
실세 중진으로 할 경우 김종필(金鍾泌)前대표의 탈당과 신당 창당에 대응하는데는 효과적이지만 이 경우 다른 중진들을 당직에포진시키기 어렵고 후계구도 문제를 지나치게 빨리 이슈화시키게 된다는 점이 문제다.
반면 원외인사로 하면 계파간의 갈등은 덜하지만 정도(正道)가아니라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했다.
즉 민자당대표가 야당대표와 상대해야 할뿐만 아니라 지자체선거와 총선을 치러야 하고 국회가 열렸을 경우 정당대표 연설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원외인사는 곤란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당대표로 민주계인사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내 분위기도 그렇고 민주계 인사들에 대한 金대통령의 언짢은감정의 앙금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그러나『이런 검토나 보고가 사실상 무의미할수도 있다』고 말한다.
金대통령의 정치적 장기(長技)가 일종의「파격성」에 있다는 지적이다.金대통령이 나름대로 정면돌파 방안을 구상했을 것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金대통령의 심중에 들어있지만 누가 당대표가 되든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후계구도 문제를 희석시키기 위해서라도 판을 몇번씩 뒤집을 가능성이 높다. ○…민자당 주변에는 이런저런 하마평이 나돌고 있다.그러나 뚜렷한 근거를 갖고 있는 소문은 하나도 없다.다만 막연하게 민정계 중진들의 대거 등용을 예상할 뿐이다.민자당이 처한 현실 때문이다.
그 때문에 김윤환(金潤煥.군위-선산).이한동(李漢東.연천-포천).이춘구(李春九.제천)의원등 민정계 실세 3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세사람은 사실 우열을 가리기가 어렵다.저마다 장.단점이 있기때문이다.
세사람의 역학관계도 복잡하다.당내 역학관계로만 보면 이춘구의원이 무난하다.나머지 두사람이 용인할수 있는 최대공약수가 바로그다.그러나 그는 문민정부의 성격과는 잘 맞지 않는다.
육사14기 출신인 동시에 6共의 핵심멤버인 그다.당의 간판으로서는 잘맞지 않는다.그렇다고 김윤환의원과 이한동의원중 누구 한사람을 고르기에는 당의 부담이 많다.
나머지 한사람은 당무에 소극적 입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기때문이다.사실 민자당은 총력체제를 구축해야 할 입장이다.
신당 문제도 그렇거니와 더욱이 선거를 눈앞에 두고있다.그런 상황에서 차세대 특정인에게 힘을 실어주기는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다.자칫 레임덕 현상이 조기에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사람중 한사람에게 대표직이 돌아갈 수 있다. 세계화를 한다는 마당에 뭔가 세대교체의 모습을 보여줄 필요도 있다.그러나 조금은 때가 이르다는 지적이 상대적으로 많다.때문에 원외인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외인사중에는 정원식(鄭元植)前총리와 민주계의 김명윤(金命潤)씨 이름이 거론된다.
민주당의 영입움직에도 불구하고 조순(趙淳)前 부총리의 이름도오르내린다.그외에 숨겨둔 한두사람이 더 있다는 얘기도 있다.
〈金斗宇.李年弘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