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계파 새식구 싸고 입장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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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주당의 당면현안은 지자체선거다.야권통합이나 외부인사 영입이추진되는 이유도 지자체선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영입인사들이 당내 세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계파간에 신경이 곤두서있다.
당내 각 파는 새로 들어올 식구에게 「손때」를 묻히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경쟁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이기택(李基澤)대표측은 전직관료들의 영입을 오는24일의 전당대회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혔다.李대표의 측근의원은『외부인사 영입은 전당대회후 선거가 임박해서야 이뤄질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이는 24일의 전당대회전에 영입 문제도 마무리짓겠다던 종전의 방침과 다른 것이다.李대표 진영은 그동안 동교동측과는 별도로 외부인사 영입을 위해 뛰어왔다.공략대상은 동교동측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영남과 중부권이었다.
李대표측은 연기 이유를『자민련(自民聯)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종필(金鍾泌)씨의 신당창당으로 행정경험자들의 영입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李대표는 설 연휴동안 측근들과 이 문제에 관해집중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측근들은『JP바람이 의외로 거세다』는 보고를 했다고 한다.결국 李대표는 설득을 위한 시간과 노력이 좀 더 필요해졌다고 판단한것 같다.
말그대로 교섭에 진척이 없는게 이유의 전부인지는 모르겠으나 영입문제에 대해 李대표의 흥미가 떨어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그는 2일『깜짝 놀랄 만한 사람이 있느냐』고 묻자『대한민국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시큰둥하게 대답하기도 했다.
李대표의 이같은 모습은 동교동계와 대비된다.동교동측은 영입에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동교동측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하던조순(趙淳)前경제부총리의 영입이 성사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하고 있다.이밖에도 기초단체장급 이상의 인사를 다수 영입,공천하고 일부는 총선에 투입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물론 이같은 동교동측의 생각이 李대표의 시차영입 방침과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동교동계는『영입의 최종결정은 공식기구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마찰을 피하고 있다.자신들이 나서는 이유에 대해서는『들어올 사람들이 한결같이 동교동의 언질을 받고 싶어해서…』라고 해명하고 있다.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李대표와 동교동측의 미묘한 입장차이가 당외인사 영입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같은 기류가 반영되는 현안은 또 있다.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과 李대표의 회동이다.
민주당의 내분봉합 직후 성사될 것같아 보이던 양자의 회동은 아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회동과 관련해 양진영 내부의 얘기들도 부정적이다.지자체선거등을 감안하면 두사람이 만나야 한다는 데는 같은 의견이면서 내키지는 않는다는 표정들이다 .민주당내분의 후유증이 쉽게 치유되지 않고 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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