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뮤직>2.영화음악의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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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무성영화 시절에는 장면이 매우 빠르게 바뀌었기 때문에 음악형식을 발전시킬 만한 여유가 없었다.무드음악은 3분을 넘지 못했고 구조도 매우 단순했다.
초창기에 제작된 영화중에서 반주악보가 붙어 있는 것은 극히 드물었고 대부분 악사들이 알아서 장면에 맞는 음악을 골라 연주했다. 러브신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슬픈 장면에서는 『비창 교향곡』,활극 장면에서는 『천국과 지옥』이나 『빌헬름 텔』서곡이 연주됐다.
이에따라 영화 관객들은 클래식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었고 연주자들도 안정된 직장을 얻게 됐다.뮤지컬 극장보다 영화관 소속 연주자들의 월급이 훨씬 많았다.
일반적으로 처음부터 관객에게 들려주기 위해 작곡된 최초의 영화음악은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1835~1921)가 현악5중주와 피아노.하모니움을 위해 작곡한 『기즈公의 암살』(1908)로 알려져 있는데 서주와 5개의 장면으로 되어 있 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이탈리아 작곡가 로몰로 바치니가 시네 프로덕션을 위해 1906년에 쓴 『사랑받는 피에로』가 지금까지 밝혀진 최초의 영화음악이다.초기 영화음악중 가장 유명한 것은 DW 그리피스 감독의 『국가의 탄생』.1915년 뉴욕 리버티 극장에서 1일 2회 상영된 이 영화는 요즘 음악회처럼 2부로 구성돼 중간에 휴식시간도 있었다.영화 사상 처음으로 50명 규모의 대편성 관현악단이 반주를 맡았는데 베토벤.슈만.베버.바그너.차이코프스키.로시니.리스트.베르디 의 음악과 민요를 한데 모아 편곡한 것이어서 오리지널 음악은 아니었다.가령 대서양 장면에선 그리그 『페르귄트 모음곡』중 「산신령의 궁전에서」가 나왔다.작곡자 조제프 브레일이 음악을 직접 작곡한 것은 프롤로그와 흑인노예의 아메리카 도 착,러브신 장면 뿐이었다.
〈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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