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내각 전격 해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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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달 중순 대선을 앞두고 24일 내각을 전격 해산, 미하일 카시야노프 총리를 해임하고 빅토르 흐리스텐코 부총리를 총리 대행에 지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TV 대국민 연설을 통해 "새 총리는 다음달 14일 대선 이전에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결정은 현 정부의 국정 수행능력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며 "이번 조치는 대선 이후 국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나의 입장을 설정하려는 희망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내각 해산 배경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치평론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과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카시야노프 총리를 제거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하고 있다.

세르게이 마르코프는 "카시야노프 총리를 제거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내각 해산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옐친 전 대통령이 1999년 12월 31일 사임한 뒤 대통령 권한대행 겸 총리 시절 그를 제1부총리로 임명, 사실상 제2인자로 임명했고 그해 3월 대선에 당선된 뒤 그를 총리로 임명했다.

카시야노프는 옐친 전 대통령 시절부터 입각해 주요 각료직을 맡아왔다. 그는 옛소련 시절인 80년대에는 국가기획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91년 소련 붕괴 이후 경제.금융 관련 분야에서 승진을 거듭해 왔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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