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겸손·인내’가 돈을 부른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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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28면

“돈 버는 첫째 원칙은 돈을 절대 잃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원칙은 첫째 원칙을 잊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리스크가 두렵다고? 나를 봐

투자의 대가인 미국의 워런 버핏이 신조로 삼은 말이다. 투자 리스크를 먼저 머릿속에 그려야 성공할 수 있다는 강조법이었다. 부자들이 걸어온 삶은 리스크와의 싸움과 다름없다.

무엇보다 리스크를 무시하면 ‘투기의 함정’에 빠진다. 광산주 투기 등으로 돈을 날린 미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결국 “10월은 주식 투자하기에 가장 위험한 달이다. 그런데 나머지 모든 달도 위험하다”고 했다. 리스크 예측의 어려움을 토로한 말이기도 했다.

신에 도전한 부자들의 공통된 자산은 ‘독서·겸손·인내’였다. 주식투자로 소득세 1위에 올라 일본 증시의 신(神)으로 불린 고레카와 긴조(是川銀藏). 리스크와 맞선 그의 무기는 ‘지독한 공부’였다. 3년간 도서관에서 일본·세계경제를 독학하고 투자에 나섰을 정도였다. 미국의 금본위제 폐지 날짜를 맞힌 게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전영수, 『세계의 주식고수들』)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도 최근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책”이었다고 고백했다.

소형주 투자를 개척한 미 랠프 웬저는 ‘황금손가락 신드롬’을 경고했다. 몇몇 종목
을 잘 찍어 주가가 올랐다고 잘난 듯이 직감에만 의존하다 리스크에 짓눌린다는 경고였다.

인덱스 펀드의 선구자 존 보글은 시장을 이기는 대신 ‘베이글 투자론’으로 승부를 걸어 성공했다. 딱딱하지만 영양이 풍부한 베이글처럼 장기성장성 좋은 종목이 도넛 같은 유행주보다 낫다는 철학이었다. 단기적인 리스크 예측일랑 머릿속에서 지우라는 일갈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리스크에 대한 도전은 수학의 발전과 더불어 세련돼 갔다.<그래픽 참조>

특히 그리스·로마 시대에도 어렴풋하게 투자 리스크란 걸 인식했지만, 중세 이후에 ‘이성의 시대’가 열리면서 리스크 극복도 새 역사를 써왔다.

그 산물인 다양한 금융상품은 지금 투자자들이 리스크에 맞설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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