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선두주자들은 이미 앞서 간지 오래다.30분이나 뒤늦게지친 몸으로 그뒤를 쫓고 있는 꼴찌 마라토너가 나타났다.구경꾼모두가 측은한 눈길을 보낸다.이때 누군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작은 박수 소리는 우레같은 함성으로 바뀌면서 지친 꼴찌는 용기백배 힘을 내 남은 코스를 향해 질주한다.
전기대학 입시 결과가 대체로 드러났다.합격과 불합격의 갈림길에서 제각기 젊음을 불태운 힘겨웠던 지난 날을 되돌아 보는 시점이다.왜 여기서 우리는 꼴찌에게 박수를 보내는 한 작가의 애정어린 글을 생각해야 하는가.인생이 꼭 마라톤일 수는 없지만 그들이 달려온 길은 마라톤과 진배 없는 힘겹고도 어려운 코스였을 것이다.그 결과가 잘 되었든,잘못 되었든 그들의 힘겨웠던 완주(完走)에 우리 부모들은 다함께 애정어린 박수를 보내야 한다. 인생을 흔히 마라톤에 비유하지만 결코 대학이 인생의 결승점은 아니다.너무나 평범한 이 상식을 우리는 잊고 산다.대학교육이란 인생이라는 긴 여정(旅程)에서는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 통과 절차일 뿐이다.다만 조금 빠르게 통과했느냐, 조 금 느리게 지나갔느냐는 차이일 뿐이다.1차군(群)에 들어가지 못했으면2차군에 섞여 달리면 된다.자신의 능력.취향.적성에 맞는 대학이라면 1차면 어떻고,2차면 대수인가.적성에 맞는 2차대학 또는 전문대학의 선택을 통해서도 자신의 잠 재력은 언제나 개발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확신을 지녀야 한다.
인생이란 마라톤처럼 정해진 외길만을 달리는게 아니다.대학을 통해 가는 길이 있는가 하면 대학을 통하지 않고서도 자신의 능력과 적성을 무한히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 긴 인생살이에 수없이 깔려있다.어느 길을 달리든 끝까지 확신에 찬 신념으로 달린다면 그 자체가 값진 인생이다.
대학의 당락(當落)이 인생의 당락일 수 없다.합격자는 자만하지 말고 불합격자는 절망해선 안된다.젊음 앞에는 무한한 가능성과 끝없는 선택의 기회가 있다.한때의 좌절은 긴 인생 노정에 필요한 단련의 기회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