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리포트] 시금치, 바닷바람 맞고 자란 ‘섬초’‘포항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시금치는 명아줏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녹황색 채소다. 칼슘과 철분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 또 빈혈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인 엽산이 많이 함유돼 여성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채소다. 항산화 작용으로 암과 노화를 억제해주는 비타민 C와 E, 베타카로틴도 풍부해 건강한 겨울나기에 꼭 필요하다.

시금치는 찬 바람과 눈을 맞고 자란 1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겨울철 시금치로는 ‘섬초’(사진·左)와 ‘포항초’(右)가 대표적이다. 섬초는 전남 신안군 비금도에서 생산되는데, 게르마늄 토질에서 해풍을 맞으며 자라 다른 지역 시금치보다 당도가 높다. 게다가 잎과 줄기가 두껍고 저장성도 좋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한다. 한겨울 바닷바람과 추운 날씨를 견디느라 땅바닥에 붙어 옆으로 퍼져 자란 섬초는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에 가운데가 노란 것이 맛이 좋다.

섬초에 버금가는 시금치로는 경북 포항 일대 해안을 따라 자란 포항초가 있다. 포항초는 형산강 하류 비옥한 땅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맛과 영양이 그만이다. 줄기가 굵으며, 잎이 두껍고 뿌리가 붉을수록 좋은 상품이다.

섬초와 포항초는 대부분 노지에서 재배된다. 얼어붙은 대지를 어렵게 뚫고 해풍을 맞고 자란 노지 시금치는 그 맛이 아주 당차다. 하우스 시금치에 비하면 잎이 두껍고 거칠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훨씬 달고 싱싱할 뿐 아니라 삶아도 흐물거리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다.

요즘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시금치가 하루에 100t 이상 반입된다. 포항초는 주로 단으로 거래되지만, 섬초는 옆으로 퍼져 자라기 때문에 단 작업을 하지 않은 상태로 거래된다. 섬초는 15kg 상자에 2만5000~5만원, 포항초는 1단(500g)에 1200원 정도다. 전남 무안에서 출하되는 육지초는 모양은 섬초와 비슷하지만, 크기가 훨씬 크고 세척되지 않은 상태로 거래된다. 섬초보다는 맛과 상품성이 떨어져 15kg 상자에 1만3000~2만1000원 선이다.

김현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조사분석팀 과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