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天災와 人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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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 원년의 벽두에 일본 열도를 뒤흔든 간사이(關西)지방의 대지진 사태와 지난 한햇동안 우리사회에서 일어난 성수대교 붕괴.도시가스 폭발사고등의 처참한 모습에서 천재(天災)와 인재(人災)가 인간에게 내린 상 흔이 너무 크고 깊어 안타까운 마음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 사태는 우리 인간이 천재앞에서 얼마나 무력하고,인간이 이룩한 문명의 이기(利器)가 얼마나 하잘 것 없는가를 새삼 일깨워 준다.
지진으로 인명피해가 엄청남은 물론 재산피해도 천문학적 규모이며 일본이 경제대국임을 감안하면 세계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정말 세계는 하나라는 사실과 남의 일이 아니라는생각이 든다.
일본의 지진대비 훈련은 일상생활 업무와 다름없이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로 철저했는데도 천재지변에는 어쩔 수 없었으며 그같은 철저한 대비훈련마저 없었다면 재난 규모는 훨씬 더 컸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면 우리사회는 어떤가.우리사회 구성원들의 저변에는 언제 자신이 피해자가 될지도 모르는데도 적당주의 사고가 팽배해 있고유비무환의 정신은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한해의 사고들이 이런 우리의 사고방식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울 뿐이며,천재가 아닌 인재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천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인재는 없어야 하지 않을까.
세계화를 국가적 지표로 삼고 줄달음치는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변해야 한다.
개인 의식도 행동양식도 모든 것이 변해야 하고 변하지 않으면안된다.그리고 개인은 물론 기업경영자.정책 당국자등 모두가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인간관.사회관.정치관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천재와 인재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지침으로 삼아야겠다.
〈코오롱파이낸스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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