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베 자원봉사 薰風-한국등 각국서 萬여명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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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고베=郭在源특파원]사상유례가 드문 대참사의 현장에 국경을 초월한 사랑의 자원봉사의 뜨거운 밀물이 넘친다.세계의 관심을 모은 일본 간사이(關西)지진 난민구호와 긴급복구를 위해 일본 국내에서는 물론,한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나라에서 구 호성품.성금전달과 함께 자원봉사 신청이 줄이어「함께사는 지구촌」을 실감케 했다.23일 현재까지 접수된 자원봉사자는 1만여명.
그중에는 한국의 자원봉사자들도 포함돼 있다.일본지역전문가와 연수생등으로 구성된 삼성그룹자원봉사단(단장 李吉鉉삼성물산 부사장)55명은 외국인봉사자로서는 처음으로 22일 오전4시 일본 간사이 대지진 복구지원을 위해 현지에 도착,일주일 동안의 구호활동에 들어갔다.
삼성그룹자원봉사단을 맞은 일본 고베(神戶)시 민생국의 가토 마사노니(加藤雅典)복지인사계장(자원봉사단장)은 엿새동안 계속된철야작업으로 피로가 겹쳐 터진 입술로 연신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자원봉사자들은 10시간 거리인 오사카(大阪)에 도착하자 마자여장을 풀기가 무섭게 고베시청으로 이동,2개조로 나뉘어 세계 각국에서 도착한 구호물자를 접수.반출.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 봉사단은 이에앞서 봉고 5대,트럭 1대에 나눠 싣고온 방한복 1천벌(8천만원상당)을 구호물자로 민단에 기증했다.
봉사단은 재일교포 사망자 1인당 5만엔씩 모두 4백만엔을 재해성금으로 전달하고 비상식량도 지급하기로 했다.
고베시 관계자들은『세계 각국으로부터 구호물자가 밀려들고 있으나 외국의 민간기업이 직접자원봉사단을 구성,파견한 것은 삼성그룹이 유일하다』고 고마워했다.
삼성의료원소속 의사 5명과 간호사5명등 10명도 현지 의료진과 함께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고베시에는 한국인 봉사대 말고도 스위스.프랑스 인명구조전문가로 구성된 자원봉사대가 수색견과 함께 투입돼 현장에서 무너진 건물속에 갇힌 30여명을 구출하는 실적을 올렸으며 일본(日本)주둔 미군(美軍)도 복구작업에 인력.자재를 지원하 겠다고 나섰다. 한편 21일밤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정부의 지원물자는 KORO선에 선적돼 22일 오후3시 로코(六甲)아일랜드 북쪽 안벽에 도착한뒤 고베시 재해대책본부에 인계돼 에어카고시티터미널집적소에 운반됐다.또 대한항공은 이에앞서 극심 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고베시민을 위해 식수를 긴급공수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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