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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함께>"모래시계"태수엄마役 김영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한많은 빨치산의 아내.요정 마담으로 유복자 태수(최민수扮)하나를 의지하며 살던 그녀는 태수가「부친의 전력」으로 육사(陸士)입시에서 떨어지자 삶의 방향을 상실하고 만다.남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그녀는 취중 바람에 흩날린 남색머플러 를 주으려 철길로 들어서고 운명처럼 달려온 열차를 쳐다보고도 거부하지 않는다.남빛 머플러는 바람에 펄럭이고….
SBS의『모래시계』에서 인상적인 비련의 여인으로,『사랑의 향기』에서는 남편과 사별한 채 자식과 자신의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중년여인으로 등장해 연기의 원숙미를 더해온 김영애(44).올해로 연기 25년째를 맞은 그녀는 분명 농축된 색깔을 지닌연기자다.『모래시계』의 진남빛 한복색깔이 유난히 어울렸듯 「상처받은 여인의 맺힌 한과 차가운 냉기」가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엄마의 방』『야상곡』『일출』『사랑의 향기』등 대부분의 대표작에서 혼자된 여인.재혼녀.또는 실 연한 여인의 「색깔」을 리얼하게 그려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원래 차고 깍쟁이처럼 보이는데다 날카롭고 충동적이며 강한 성격이에요.때문에 비련의 여인,우리들 얘기로는「사랑하다 죽는 역」을 많이 했어요.배우의 표정엔 그의 인생이 배어나오는데 자신이 느끼지 못하면 연기가 안된다고 생각해요.개인 적으로 아픈경험도 많았지만 아픈만큼 연기도 성숙해지는 것같아요.』 아직도경상도사투리가 배어있는 그녀가 탤런트의 길로 들어선 것은 부산여상을 졸업한 이듬해 MBC3기 탤런트시험(71년)에 합격하면서부터. 『수사반장』의 사무실 여직원으로 첫 캐스팅된 그녀는 73년 당시 표재순PD의 눈에 띄어 『민비』의 주연을 맡으며 잠재돼 있던「끼」를 폭발시키기 시작했다.그녀가 삶의 큰 변화를겪게 된 것은 73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밴드마스터 이종옥(55.現 남편)씨와의 사건.
『절망과 방황뿐인 시간이었습니다.결국 사랑을 찾아 1백50만원짜리 셋방에서 남편과 결합했습니다.14년동안 14번 전셋집을옮겨다니며 정신적.경제적 고생도 흠씬 했고 주윗사람들이 냉기가흐른다고 할 정도의 분위기였어요.하지만 지금 열두살인 아들을 낳고부터 예전의 수다쟁이로 되돌아가고 안정도 되찾았습니다.』 김영애는 2월부터 방영될 SBS『장희빈』에서 대왕대비역을 맡아『임이여 임일레라』 이후 8년여만에 「사극」에 등장한다.『평생취미.운동등 아무 것도 지속적으로 한게 없지만 연기만은 싫증나지 않았어요.연기를 떠난 나를 생각못하는 만 큼 삶에 대한 포용력과 함께 성숙한 연기를 선보여 곱게 늙는 여자란 말을 듣고습니다.』 글=崔 勳기자 사진=吳宗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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