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윈을 따라 배우자" 중국언론 캠페인 법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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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언론에서는 연초들어 한수윈(韓素雲)이라는 젊은 여성을 따라 배우자는 캠페인이 한창이다.
33세의 이 평범한 농촌여성이 인민일보(人民日報)등 중국언론을 타고 있는 이유는 과거 마오쩌둥(毛澤東)시대의「레이펑(雷鋒)학습운동」처럼 사회주의 영웅만들기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중국언론이 그녀를「영웅」으로 소개하는 인생역정은 우리네 어머니와 할머니들이 그랬던 것처럼 가족을 위한 여성들의 헌신적인 희생정신을 잘 말해주고 있다.
韓여인이 산둥(山東)省 시골마을의 가난한 농가로 시집간 것은10년전인 23세때.
남편 니샤오우아(倪效武)는 직업군인인 탓에 집을 떠나 있는데다 병든 시부모와 80세의 시할머니,잦은 유산으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맏동서,장님이나 다름없는 시동생,국민학교에 다니는 쌍둥이 시누이등 젊은 새댁에게는 참기 힘든 현실이 놓여있었다.
그녀는 친정아버지가 병들어 죽어가고 있을 때도 눈앞에 보이는시부모를 간병해야 했다.
궁핍한 살림살이에 시동생의 결혼자금까지 마련하느라 그녀는 외투 한벌로 추운 겨울을 지내야 했고 첫딸을 낳은 다음에도 거름더미를 면화밭으로 날라야 했다.
그 첫딸의 이름이 오죽했으면「곤란(困難)」이라고 지어졌을까.
대신 자기가 결혼때 가져온 옷가지와 누비이불,가구들은 시가(媤家)식구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었다.
韓여인은 마침내 골수염으로 드러눕는 형편에 이르렀다.그러나 韓여인의 이같은 헌신이 알려지면서 인근의 軍장병들과 주민들로부터 성금이 답지하고 무료 수술까지 받게 돼 이제 그녀는 건강을되찾고 있다.
〈李陽壽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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