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원활합니다”는 도대체 몇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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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상황입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쪽으로는 서행 감안하셔야겠구요. 반대편 부산쪽으로는 정체가 남아있습니다. 서부간선도로의 흐름은 원활하구요….” ‘서행이면 도대체 시속 몇 ㎞를 말하는거야? 정체와 원활은 또 뭐지?’

베테랑 운전자도 ‘정체’‘서행’‘원활’이 구체적으로 어떤 속도의 교통 흐름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고속도로와 일반 도로, 국도에서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tbs가 최근 발간한 교통정보방송 실무 매뉴얼에 따르면 교통정보의 속도별 정보 제공단계는 대부분 3단계로 운영되고 있지만 속도별 용어와 단계별 기준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tbs 윤기원 교통정보팀장은 “현재 도로 및 교통 특성을 반영한 국내 표준은 마련돼 있지 않고 각 기관별 판단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실무 매뉴얼에 따라 도로교통 상황을 판단해 보도하면 운전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쪽 교보타워 교차로 2006년 사고다발지점 2위, 강남역 교차로 2006년 사고다발지역 3위 [사진제공:tbs]

대부분 고속도로의 경우 차량의 속도가 시속 30㎞ 미만이면 ‘정체’, 시속 30㎞ 이상 70㎞ 미만은 ‘서행’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시속 70㎞ 이상이면 “소통이 원활하다” 또는 “수월하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서울 시내 도로는 대부분 제한속도가 시속 60㎞ 이하이기 때문에 제한속도만 넘으면 “막히지 않는다” “시원한 모습이다”는 등 다양한 표현을 쓸 수 있다.

보통 시속 40~50㎞의 속도라면 운전자가 ‘밀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수월한 진행” “제 속도를 낼 수 있을 정도” “불편함 없이 지나간다” 등의 표현을 써서 교통 상황을 전달할 수 있다. 그러나 김인선 교통 리포터는 “모든 교통 흐름에 대한 표현도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시내 도로에서 40㎞라도 평소 때 같으면 ‘서행’이지만 출퇴근 시간이라면 ‘원활’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속도에 대한 표현은 도로에 따라서도 다르다. 시내 도로는 정체가 시속 30㎞ 미만, 서행이 30㎞이상 50㎞ 미만, 원활이 50㎞ 이상을 뜻하고 주간선도로는 정체가 시속 20㎞ 미만, 서행이 20㎞이상 40㎞ 미만, 원활이 40㎞ 이상을 뜻한다. 국도의 경우 정체는 시속 20㎞ 미만, 서행은 20㎞이상 40㎞ 미만, 원활은 40㎞ 이상이다.

각 시도별 속도 표현도 일부 다르다. 일반국도의 경우 과천시에서는 45㎞ 이상, 안양시는 20㎞ 이상일 때 ‘원활한 상태’라고 한다. 고속도로의 경우 서울시는 20㎞ 미만일 때, 제주시는 30㎞ 미만일 때 ‘정체 상태’라고 한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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