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출판사 "문학의 혁명,포스트모더니즘선집" 내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수 있는 선집이 출간됐다.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은 80년대부터 단행본으로 꾸준히 소개됐지만 체계적인 선집은 찾아볼수 없었다.이번에 나온 웅진출판사의 「문학의 혁명,포스트모더니즘 걸작선집」은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 특징이다.
총 5권으로 구성된 이번 선집은 이미 1,2,3권이 선보였고나머지 4,5권도 이달중 출간된다.1권은 대표적인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의 단편을 주제별.장르별로 나누어 수록하고 있다.
나머지 5권까지는 장편들로 도미니카 출신의 여성작가 지인 리이스의 『광막한 바다,사르가소』,미국작가 커트 보니것의 『제일버드(Jailbird:상습전과자)』,미국작가 존 혹스의 『경마장의 함정』,폴란드 출신 미국작가 저지 코진스키의 『편력』이 이어진다.
편집을 맡은 김성곤 서울대 영문과교수는 『지금까지 포스트모던작품에 대한 실제적인 이해가 없이 이론만이 난무한 것이 현실』이라면서 『이 선집은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론과 실제작품을 연결시켜줌으로써 포스트모더니즘에 현실감을 주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편집방향을 밝히고 있다.
金교수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경향을 ▲환상.우화 소설 ▲탐정.공상 소설 ▲패러디 소설 ▲미니멀리즘 소설 ▲포스트모던 리얼리즘 소설 ▲메타픽션 ▲선악의 경계해체 소설등 7가지로 나누고 이에 맞는 2~3편의 작품을 예시한다.
예컨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우화적 공간을 끌어들이는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전형적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을「환상.우화소설」이라는 범주로 묶고 마르케스의 『거대한 날개를가진 노인』,로버트 쿠버의 『엘리베이터』,커트 보니것의 『모두왕의 말(馬)들』을 함께 싣고 있다.
「선악의 경계해체 소설」은 이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깔고있는 모더니즘적인 선악 가치관을 모호하게 함으로써 사물의 있는그대로의 모습을 다시 보려는 경향이 강한 작품들.리처드 코넬의『가장 위험한 장난감』,맥스 슐만의『사랑은 오 류』,서머싯 몸의『만물박사』,앰브로스 이어스의『올빼미 하천 다리에서 생긴 일』이 여기에 해당한다.「메타픽션」은 소설쓰기를 소재로 한 소설을 말한다.작가 스스로「왜 소설을 쓰는가」「어떻게 써야 하는가」등 글쓰기의 의미를 물음으로써 삶 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 내는 글쓰기 방법이다.
메타픽션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미국의 철학교수이자 작가인윌리엄 개스의『곤충들의 질서』,미국에 포스트모더니즘을 정착시킨작가 존 바스의『밤바다 여행』이 대표적 작품으로 수록됐다.
이같은 방식으로 金교수가 7가지로 구별해 놓은 포스트모더니즘소설의 특징은 20세기 전반의 지배적인 사조인 모더니즘이 더 이상 변화한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는 낡은 생각이라는 불신과 새로운 방법론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개괄된다.
그 다양한 지적 모험들은 90년대들어 위기를 맞고 있는 우리문학의 진로모색에 좋은 참고자료로 변용될수 있을것이다.
〈南再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