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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1조4천억 단체급식시장 후끈 달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새벽 6시30분,서울 서소문 뒷골목.국내 굴지의 A그룹 사원식당이 자리잡은「공제회관」건물앞에는 칠흙같은 어둠이 걷히지 않은 시간인데도 쉴새없이 택시들이 달려와 멈춘다.그리고는 샐러리맨들이 줄줄이 뛰쳐 나와 공제회관 안으로 몰려 들어간다.바로 이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조기출근시간인 7시까지 사무실에 들어가려는 이 그룹 사원들의 연일 반복되는 모습이다.아침에는 7백~8여백명,점심때는 3천5백여명이 매일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한다고 한다.
「1조4천억원짜리 단체급식 시장을 잡아라」.
하루 두끼,심지어 세끼까지를 회사에서 해결하는 샐러리맨들이 늘고 병원.공장.학교 등이 식당운영을 전문업체에 맡기는 사례가많아지면서 식사나 식자재(食資材)를 공급하는 단체급식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단체급식이란 단순하게 표현하면「식당을 대신 운영해주는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메뉴 선정,식자재 구입,음식 배식에서 위생관리까지 총괄해주는 사업이다.
업계추산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하루 2백80만명정도가 자기회사식당 등의 공동식당에서 단체급식(연간 1조4천억원규모)을 받고있으며 이 가운데 10%정도가 20여개 전문급식업체에 의해 위탁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때문에 LG유통 푸드서비스 사업부(LG그룹),신세계 캐터링(신세계백화점),아라코(ARAKOR.대우),CMD(한솔제지)등 대기업과 대기업관계사들이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고 제일제당.선경유통.두산캐터링.한국화약그룹.미원.동 원산업 등 손꼽히는 기업들이 이 시장 참여를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그린하우스社,미국의 아라 마크(ARA MARK)社가 이미 국내에 들어온데 이어 일본 시닥스社가 제일제당과의 기술제휴를 통해,미국 메리어트社는 기내식을 시작으로 국내에 발을 들여놓는 등 해외업체들의 국내시장공략도 만만치 않게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캐터링.이조캐터링.고은유통 등 선발 중소업체들도 나름대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같은 단체급식사업이 기업형 규모로 시작된 것은 지난 89년LG유통이 푸드 서비스사업부를 통해 이 사업에 손을 대면서부터. 일본의 그린하우스와 기술제휴한 LG유통은 여의도 트윈타워 빌딩에서「사원식당도 이렇게 깔끔하고 맛있을 수 있다」는 슬로건으로 사원식당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면서 서울신탁은행 본점.한국투자신탁.증권감독원 사원식당 등으로「고객」을 늘려 나가 현재45개소에 점심식사 배식량만 총6만6천명분을 공급하고 있다.
89년도부터 단체급식사업을 펴온 서울캐터링의 오시광(吳時光.
신규점개발부)씨는 『우리의 식(食)문화 자체가 변하면서 시장도팽창하는 것이므로 단체급식시장에서의 경쟁은 결코 제로베이스 싸움이 아니다』면서『대기업의 잇따른 참여는 위협이 라기보다 오히려 시장의 활성화.확대라는 측면에서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단체급식업체에 식당운영을 맡기는 기업들은 자신들이 직접식당을 운영할때보다 여러가지로 유리하다고 말한다.
먼저 노무관리가 쉬워질 뿐 아니라 식당운영에 드는 비용 또한많게는 20% 가까이 절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메뉴의 다양함도 매력이다.일반 식당에서는 메뉴가 4백여종에 불과하나 단체급식업체들은 보통 1천~1천5백여종의 메뉴를 개발해 보유하고 있다.
LG유통 푸드서비스 사업부의 황언석(黃彦晳)기획과장은 『본사의 경우 메뉴시스템.포스시스템.급식전산관리시스템 등 총8가지의시스템을 가동,철저하게 체계화된 식당운영을 하고 있다』며 『이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식당과 일반식당을 비교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단체급식사업의 이같은 장점과 함께 조기출퇴근.원거리 출근.24시간 교대근무.연수원 활성화 등 급변하는 기업.사회의 움직임은 점점 더 단체급식사업을 필수불가결의 업종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단체급식업체들은 이 때문에「병원 유아식 배식으로부터 장례식 하객배식에 이르기까지」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늘어난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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