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인,말 분명히 하라

우리는 오늘의 정계재편 움직임을 꼭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본다.오히려 무기력증에 빠진 기존 정치권을 대체할 보다 바람직한 새 정치판이 등장하길 기대하는 마음도 있다.또 이런 격동기엔 어느 정도의 정치혼란과 불투명성도 불가피하다 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재편움직임의 중심에 있는 정치당사자들은 이런 때일수록 자기처신을 당당하게 해야 하며,내세우는 원칙과 명분이 뭔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지금 민자당은 민자당대로,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복잡하고 어지럽게 얽히고 설켜 하루 앞 도 내다보기힘든 상태다.국민이 큰 걱정까지는 아니더라도 혼란감과 일말의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변화당사자들이 자기말을 바꾸거나 모호한 태도를보인다면 상황만 더 복잡해지고 혼란감을 가중시킬 것이다.가령 이기택(李基澤)민주당대표는 공보비서를 통해 탈당과 신당의 창당결심을 밝혔다가 탈당까지 말한 일은 없었다고 수 정했다.김종필(金鍾泌)씨도 딴살림을 차릴 의도를 분명히 한 것같았는데 여전히 민자당대표로 지구당행사에 참석하고 있다.그러면 金씨나 李씨의 진심은 뭣인가.
물론 정치생명이 걸린 중대한 결단을 경솔히 내리기는 힘들고,이모저모 따져보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전술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공보비서가 발표한 것을 자기는 뒤집고,떠날 뜻을분명히 하고서도 지구당행사에서 「격려」사를 하는 것은 국민이 보기에 납득하기 어려운 이중적 처신이 아닐까.
그리고 金.李씨의 공세를 받고 있는 민자당과 김대중(金大中)씨도 분명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金씨가 말한 것처럼 당대표를 몰아내는 것이 세계화가 아니라면 민자당의 세계화개혁은 뭔지,없앤다던 대표직을 그냥 유지한다면 뭐가 바뀌는지 말 을 하는게 옳다.김대중씨도 이기택씨로부터 은퇴냐,복귀냐 분명히 하라는 질문을 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답을 해야할 것이다.가뜩이나 혼란스런 정치권이 주요지도자들의 모호한 발언과 태도로 더 혼란스러워져서는 안된다.정치인들은 말을 분명 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