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호주인들 한국축구 재미없다-호주초청축구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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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소(So)보링(Boring)게임.』 14일 호주 시드니 메인스타디움을 찾은 호주 축구팬들은 한.일 개막전이 재미가 없다는 듯 연신 고개를 흔들어댔다.
당초 호주-덴마크전이 시작되는 오후7시30분(현지시간)쯤 관중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1만여명의 관중이 한.일전 시작전부터 경기장을 메우기 시작했다.
호주가 월드컵 지역편성에서 아시아지역으로부터 분리되면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한국.일본의 경기를 볼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대회관계자들의 설명.
더욱이 월드컵 본선 3회연속 진출의 한국과 J리그의 열기를 등에 업은 일본이 2002월드컵 유치를 위해 격전을 벌이고 있어 2000시드니 올림픽을 유치,「올림픽특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호주인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됐던 것.
그러나 한.일간 개막전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특히 한국의 플레이에 대해 호주인들은 물론 교민들도 크게 실망했다.
공.수 연결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하고 패스미스가 잦았다는 것은컨디션문제로 돌릴 수 있다.그러나 경기흐름을 차단하는 플레이가잦은 것은 한국축구의 현주소를 반영하는 뼈아픈 대목이다.
호주인들은 빠른 공격보다 수비중심의 플레이를 펼치고 공격연결보다 볼을 밖으로 차내 「안전한」축구를 하는 한국축구를 이해할수 없다는듯한 표정이었다.
친선게임인데도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1-0리드를 지키기 위한플레이도 문제였다.
평소 팬들의 요구와는 무관하게 승부에만 집착해온 한국 축구.
『한국 축구가 재미없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 게임이었다.
반면 유럽식 콤팩트사커를 구사한 덴마크와 영국식 사커의 전형을 보여준 호주의 일전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밀고 밀리는 흥미로운 접전이 펼쳐져 한.일전과 큰 대조를 보였다.
시드니=辛聖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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