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內紛 일단휴전-김대중.이기택 脫서울로 소강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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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당대회 시기문제를 둘러싼 민주당 내분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김대중(金大中)亞-太평화재단이사장은 11일밤 괌으로,이기택(李基澤)대표는 12일 제주로 휴가를 떠났다.머리를 식히며 다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양측은 한편으로 새로운 대 응책 마련에도 골몰하고 있다.두사람의「脫서울」을 계기로 민주당 내분이 어디까지 와 있나 점검해본다.
◇내분의 원인=양측이 내세우는 명분은 6.27 지방선거에서의승리다.이 승리를 위해 2월에 전당대회를 열어 대표를 새로 뽑자는게 李대표측 주장이고, 동교동계는 그럴 경우 초유(初有)의지방선거를 앞두고 당권경선과정에서 당이 파열된 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누가 차기 대권에 도전하느냐하는 문제가 숨겨져있다. 야권의 잠재적 대권도전 서열 1위인 金이사장은 李대표의당권 강화를 원치 않고 있으며,공식 도전서열 1위인 李대표는 역으로 지방선거전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양 진영의 불신은 金이사장의 정계복귀 문제를 보는 시각에서 드러난다.李대표와 舊「꼬마 민주당」출신 인사들은 金이사장이 다소 무리수를 두더라도 지방선거후 일정 국면에서 반드시 정계에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반면 舊평민당 출신 인사 들은『남북관계의 획기적 변화등 비상한 상황이 아니면 金이사장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李대표의「야심」을 지적하고 있다.
◇양측의 전략=李대표는 20일께까지 조기 대표경선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시사하고 있다.대표직 사퇴를 통해 당내 긴장도를 높여 경선을 쟁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내외연(內外硏)계가 대행(代行)체제등으로 지방선거를 치르려 하거나 자신이 아닌 제3자를 당대표로 밀 움직임이면탈당도 불사하겠다고 흘리고 있다.이 경우 직계의원과 신민당.민자당 탈당파등을 묶어 별도 의원 20명이 넘는 교 섭단체를 구성할 것도 검토중이다.이미 김동길(金東吉)신민당대표등 민주당밖의 주요 인사 서너명에게 자신이 탈당할 경우 어떻게 행동할지를묻고 있다.
반면 동교동은 李대표의「반란」에 계속 강경대응한다는 입장을 확인하는 한편 민주당내 여러 세력에 대한 단속에 들어갔다.李대표 주변 인사들도 상당수 접촉하고 있다.김상현(金相賢)고문계에대해서도 설득을 진행중이다.내외연계는 최악의 경 우 공동대표제채택등 극한 상황도 차츰 검토하고 있다.
◇주변상황=김상현고문이 12일 임시 전당대회 소집을 위한 대의원 서명작업에 들어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金고문은 내외연과李대표계의 갈등이 정점에 달하는 시점에서 대의원 서명을 바탕으로 자신이 캐스팅 보트를 쥐는 협상국면을 구상하 고 있다.
야권통합 부분도 변수로 등장할 수 있다.신민당이 집안 사정을정리하고 DJ와 KT 양자중 누구편에 서는 야권통합을 하느냐에따라 상황이 달라진다.李대표와 지역연고가 같은 김복동(金復東)신민당대표대행등의 처신도 관심이 모아진다.
〈 金鉉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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