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19세기 미국의 역사 만화보다 더 만화같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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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현장을 누비며 황당무계, 기상천외한 모험을 펼치는 노빈손. 신나는 노빈손의 세계 역사탐험 시리즈 다섯 번째가 출간됐다. 이번 여행지는 19세기 미국. 금을 찾아 서부로 몰려든 이민자들의 개척시대에 인종차별에 맞서 또 한번 모험에 나선 노빈손. 그의 신나는 여행길에 동행하며 미국의 역사를 배워보자.

서부에 등장한 노빈손은 특유의 적응력과 재치를 발휘해 심부름센터를 차리고 CEO가 된다. 어느 날 카우보이의 결투장소에 심부름을 간 노빈손. 얼떨결에 악당 쉬인을 처치하고는 명예 보안관 자리까지 꿰찬다. 그리곤 주어진 첫 번째 임무. 흑인인권운동가인 남편을 찾아달라는 여인의 부탁을 받은 노빈손은 별 대책 없이 대륙횡단열차에 오른다. 언제나 그렇듯 노빈손의 여정이 순탄할 리 없다. 동생 쉬인의 복수를 하겠다며 끈질기게 노빈손을 쫓는 와이키키 브라더스. 여기에 노예제 부활을 꿈꾸는 복면단원의 위협까지… 철로에 묶이고 교수형에 처해지며 갖은 고초를 겪는 노빈손. 그는 과연 무사히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이야기로 재미를 주는 책이지만 『노빈손의 두근두근 미국 횡단기』는 19세기 미국의 역사를 꼼꼼히 담고 있다. 기회의 땅을 찾아 모여든 이주민들의 고단한 일상과 삶의 터전을 빼앗긴 원주민들의 이야기. 열차강도와 서부의 악당이 판치고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한 흑인탄압이 자행되던 시대상을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신나고 우스꽝스런 모험의 이면에서 다민족 국가의 힘겨운 태동과 역사의 명암을 읽어낼 수 있다.

등장인물의 인터뷰와 일기, OX퀴즈 등 다양한 형식으로 소개한 미국의 역사도 흥미롭다. 각 장의 말미에는 카우보이의 이모저모·인디언의 역사·아메리카 횡단열차 소개·미국의 초기 정치 등을 실어 역사이해를 돕는다. 미국의 역사와 문화,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화보도 볼거리다.

‘도날드 닭’으로 잘 알려진 이우일의 엽기 발랄한 삽화는 이번 시리즈에도 빛을 발한다. 그림 자체도 재미있지만 말풍선을 꼼꼼히 읽다보면 절로 웃음이 난다. 작가 특유의 속도감 있는 문체와 기발한 대사는 한번 잡은 책을 쉬이 놓지 못하게 한다. 악당 쉬인·와이키키 브라더스·허클 베리 굿·마틴 루터 킴씨·포카 혼자스 등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도 이야기에 흥미를 더한다. 미국의 역사를 가장 재미있게 배우는 방법. 『노빈손의 두근두근 미국 횡단기』가 정답이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자료제공= 뜨인돌어린이 / 02-337-5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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