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實務 코르자코프 경호실장 옐친의 모든 강경책 뒤서 조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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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알렉산드르 코르자코프 옐친대통령 경호실장이 러시아 정치의 막후 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러시아 분석가들은 최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정책 악수(惡手)와 강경책의 뒤에는 코르자코프 경호실장이 있으며 그가 제정 러시아 말기 라스푸틴이 황제에게 행사했던 것과 같은 영향력을 옐친에게 행사하고 있다 고 분석하고있다. 이러한 분석의 배경에는 코르자코프가 최근 경호실장의 권한을 뛰어넘는 행동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즈베스티야紙는 지난해 12월초「누가 국가를 통치하는가,옐친인가 체르노미르딘(총리)인가,아니면 코르자코프인가」라는 제하의기사를 통해 코르자코프가 석유산업과 연관된 지시서한을 자신의 명의로 체르노미르딘 총리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폭 로했다.
러시아 언론이 전하는 코르자코프의 전횡은 더 있다.
작년 9월 옐친이 앨버트 레이놀즈 아일랜드총리와 회담을 약속해 놓고 그가 몇시간동안 공항에서 옐친을 기다리다 만나지 못한사태도 코르자코프가 자행한 일이었다.
코르자코프는 당시 옐친이 술에 취해 쓰러져 있자『대통령의 잠을 방해하지 말라』며 옐친을 깨워야 한다는 다른 관료들의 주장을 묵살했다.
또 체첸에 대한 무력개입을 결정한 지난해 12월11일을 전후해 옐친과 면담하고자 했던 개혁파 인물들을『대통령이 피곤하다.
코수술을 받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제지하기도 했다.
옐친도 작년 3월 발간한 회고록에서『내가 정치국에서 추방됐을때 모두가 떠났지만 코르자코프만이 내곁에 있었다』고 말해 코르자코프의 위상을 스스로 강화시켜 주기도 했다.
코르자코프도 옐친과 자신의 친분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안보위원회석상에서 옐친과 마주보는 자리에 앉아 위상강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金錫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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