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돈 빌려 쓰세요" 은행 유망기업 모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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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기업을 잡아라'.

은행들이 기업 전용 대출상품을 앞세워 최근 수출 호황의 수혜를 입고 있는 유망 기업을 유치하는 데 눈을 돌리고 있다. 신용카드와 가계대출의 부진으로 돈 굴릴 데가 마땅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기업이 대출 잔액의 5%(최고 1천만원) 범위 안에서 여윳돈이 생겼을 때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언제든지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캐쉬플로 대출'을 23일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또 기업이 갑작스러운 현금 부족으로 대출이자를 갚지 못했을 경우 이를 연체로 처리하지 않고 이전에 중도상환했던 금액의 범위 안에서 못 갚은 대출이자를 원금에 합산해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은 자금이 남아돌다가도 갑자기 부족해지는 등 현금 흐름이 불안정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특성을 감안해 자금이 남을 때는 미리 대출금을 갚았다가 부족할 때는 이자를 갚지 않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대출상품을 개발해 특허 출원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은행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이 급등락하자 3개월 만기 CD 유통수익률에 연동된 대출금리를 기업이 원할 때 언제라도 1년 만기 금융채 유통수익률에 연동하도록 바꿀 수 있는 시설자금 대출을 내놨다. 이 은행은 대출금리를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바꿀 수 있는 상품도 개발 중이다. 한미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상승세를 탈 때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 중에서는 변동주기가 긴 대출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수출 호황을 누리는 우량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춘 '스타론'대출상품을 내놓았다. 대상은 수출입 기업이나 신용등급이 높은 중소기업으로 한정했다. 대출기간은 3개월~1년으로 최고 50억원까지 대출해준다. 이 대출을 이용하면 기존 대출보다 금리가 0.5~1%포인트 싸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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