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호의 Winning Golf <34> ‘깡통 굴리기’ 퍼트 훈련법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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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호 16면

‘깡통 굴리기’는 퍼트 기량 향상을 위한 묘약 가운데 하나다. 지난주에 훈련한 동전치기가 집중력과 정확한 임팩트를 향상시킨다면 깡통 굴리기는 임팩트 때 퍼터 페이스가 볼과 홀(컵)에 대해 스퀘어(직각)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공의 구름이 좋아지고 거리 손실도 막아준다.

특히 1~1.5m 안팎의 짧은 거리에서 퍼트한 공이 홀 좌우로 흐르거나 홀을 코앞에 두고 한두 바퀴 정도 힘이 모자라 멈춰서는 경우라면 깡통 굴리기가 즉효약이 될 수 있다. 퍼트할 때 손목이 좌우로 꺾이는 동작이 심해 임팩트 때 퍼터 페이스가 닫히거나 열리는 골퍼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연습법이다.

퍼트에서도 피니시가 있다. 짧은 거리의 퍼트일수록 퍼터 페이스가 홀에 대해 스퀘어 상태를 이뤄야 성공률이 높다. 임팩트 때 열리거나 닫혀 맞는 실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준비물은 캔커피 등의 빈 깡통 하나와 포장용 테이프면 족하다. 깡통 한가운데를 기준 삼아 포장용 테이프를 2~3mm 두께로 감는다. 이때 테이프에 주름이 잡히면 안 된다.

다음은 훈련 방법이다. 깡통을 뉘어 놓고 퍼트를 한다. 집안의 어느 한 벽면을 기준으로 1m 거리에서 평소 때와 같이 퍼트를 하면 된다. 깡통이 좌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벽면을 향해 똑바로 굴려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훈련을 해보면 1m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깡통을 똑바로 곧장 굴려 보내는 것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1.5~2m 거리가 되면 더욱 더 어려워진다. 깡통에 전달되는 퍼터 페이스의 힘의 분포, 즉 접촉면이 일정하지 않고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곧장 똑바로 굴러 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예를 들면 한번은 왼쪽으로, 다음은 오른쪽으로 깡통이 휙하고 방향이 틀어지기 일쑤다. 깡통이 왼쪽으로 쏠리면서 빙그르르 회전했다면 임팩트 때 퍼터 페이스의 토 쪽이 먼저 깡통의 측면에 닿아서 닫혀 맞았다는 증거고, 그 반대이면 힐 쪽이 먼저 닿으면서 열려 맞은 경우다. 다시 말해 깡통 굴리기를 해보면 자신의 평소 잘못된 퍼트 습관을 아주 분명하게 발견할 수 있다.

깡통은 퍼터 페이스와 깡통의 측면이 말 그대로 스퀘어 상태로 접촉한 채 부드러운 폴로스로가 존재해야만 1m 거리에 있는 가상의 홀(벽면)을 향해 똑바로 굴러간다. 이때 깡통이 굴러가는 속도는 1m 거리의 벽면에 살짝 닿았다가 그 반동으로 튀어나와 벽으로부터 10cm 이내에 멈춰 서면 아주 이상적인 것이다.

이 훈련은 지난주 소개했던 ‘동전치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퍼트 연습은 다른 샷 연습과는 달리 아주 일정한 템포 속에 반복되기 때문에 지루할 뿐만 아니라 육체적으로는 가벼운 허리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 집에서 하려면 누군가(?)의 눈치도 봐야 한다.

하지만 퍼트 때문에 스코어가 줄지 않는 골퍼인 경우 앞으로 8주 동안 이 두 가지 훈련법과 몇 가지 더 소개할 퍼트 요령 등을 병행해 몸에 익히게 되면 내년 봄 시즌 때에는 라운드당 퍼트 수를 5타는 거뜬히 줄일 수 있다. 골프에서 거저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퍼트가 되면 샷도 된다. <브리즈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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