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고용불안 세계적 문제로 대두-美 폴 케네디교수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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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강대국의 흥망과 21C를 준비하며 라는 책을 통해 미국의 쇠퇴와 부익부 빈익빈의심화를 예견한 美예일대학의 폴 케네디교수는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노동력의 국제간 이동,그리고 인구증가로인해 고용 불안이 전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다음은 美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紙에 게제된 케네디교수의 기고문을 요약한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어떤 발명을 통해,혹은 어떤 분야에서 미래의 일자리를 창출할 산업이 나타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17~18세기 서유럽에서는 조선업이 무역과 산업에까지 파급효과를 준 고용창출 산업이었다.19세기 중반에는 철도와 자동차가등장했다.근세에는 항공과 항공운수산업이 새로운 고용창출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생명공학과 같은 오늘날의 신기술들은 박사나 로봇을 더필요로 할지는 모르나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오히려 줄이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산업은 어디서 나타날 것인가. 낡은 산업의 대체에서 파생되는 실업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어떤 식으로 지불할 것인가는 또다른 문제다.실업자들에게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라고 권하는 미국식이나 실업보험을 지급하는 영국.프랑스식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게다가 정치적인 반작용은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19세기에는 서유럽이 철강의 주산지였고 20세기 후반에는 동아시아가 거의 독점적으로 콩을 생산했다.그러나 오늘날 콩을 생산하는 나라는 50여개국이나 되고 철강생산 능력을 갖춘 나라도70여개국에 이른다.노동비용의 절감을 통하지 않 고서는 남들보다 싸고 효율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낡은 산업의대체에 따른 실업의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될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전체의 3~4%에 불과하다.광공업에 종사하는 인구는 약18%며 나머지 70~75%는 서비스업에서 일하고 있다.만약 21세기의어느 시점에서 전세계가 미국의 산업구조를 그대로 모방해 50~80%에 달하는 개발도상국의 농업인구를 3~6%로 줄인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85억~1백억 인구가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세상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마지막으로,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문제가 남아 있다.인구증가에 상응하는 고용창출이 가능한가 하는 점이다.
특히 인구증가의 속도가 훨씬 빠른 개발도상국의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인류가 직면하게 될 또다른 도전이 될 것이다.왜냐하면 노동력,즉 인간은 마음대로 국경을 초월해 옮길 수 없는 생산요소이기 때문이다.
칼 마르크스는 『역사란 반드시 당대의 인류가 해결할 수 있는문제만을 인류에게 부여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이번에야 말로 그의 말이 맞아 떨어지기를 기대할 뿐이다.
〈鄭耕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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