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민주系 인물 어떻게 지내나-崔炯佑.金德龍.金佑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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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형우(崔炯佑.부산동래을)의원은 내무장관에서 물러난지 1주일째인 29일 아침을 고향 마을에서 맞았다.새벽에는 인적이 드문마을 뒷산을 찾아 가벼운 산행을 했다.
崔의원은 지난 27일 고향에 내려와 노모(83)와 마을 어른들에게 인사를 한뒤 벌써 3일째를 맞은 것이다.섣달 그믐에 서울로 돌아올 예정인 崔의원은 그전에 부산 지역구에 들러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할 계획이다.그 밖에는 한적한 고향마을에서 독서와 휴식을 취하는 일 외에는 별다른 계획이 없다.
불과 1주일 전까지만해도 서울 崔의원의 집에는 아침마다 찾아오는 식객으로 붐볐다.주변에서는 崔의원이 지난번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질책을 당하고 난뒤부터 어딘가 쓸 쓸해 보인다는 것이다. 崔의원은 1,2일의 신정연휴 이틀동안은 매년 해왔던대로 정계원로들을 찾아 인사를 올린뒤 집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지난 1년간 정무장관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냈던 서청원(徐淸源.서울동작갑)의원 역시 『무거운 짐을 벗은 심경』이라면서도 어딘가 허전한 표정을 감출수 없어 보인다.徐장관은 퇴임후 하루 4~5차례 불우시설이나 송년모임등에 참석하는일정 으로 이를 메우고 있다.
한때 내무장관 물망에 강력히 오르내렸으나 무위로 끝난 김우석(金佑錫)前건설부장관은 민주계의 어느 누구보다 쓸쓸해 보인다.
그는 장관직에서 물러난뒤 잠시동안 휴식을 취하다 28일부터 지구당 사무실로 나가고 있다.
이들 세 사람이 화려한 현역에서 물러난 허전함을 나름대로 지구당 활동등으로 달래고 있다면 김덕룡(金德龍.서울서초을)의원은『초조한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민주계의 또 다른 핵심실세인 그는 이번에 「젊은 총리론」구설수에 올랐다 가 빛을 보지못했다. 金의원은 26일 민자당 시.도지부장회의에서 민주계로서는 유일하게 이한동(李漢東.연천-포천)원내총무.김윤환(金潤煥.
군위-선산)정무1장관등 민정계 다수 의원들과 함께 문정수(文正秀.부산북갑)사무총장의 시.도지부장 경선방침에 반대를 하 고나서 주목을 끌었다.『당내 분열을 가져올지도 모르는데 굳이 시.
도지부장만 경선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金의원은 지난해 말 장관직에서 물러난 무보직 2년상태로 접어들고 있다.물론 金의원은 지난 8월 민자당 서울시지부장직을 받았다.그러나 시지부장 일만 가지고 성에 찰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이번 개각에서 입각하리라고 소문이 무성했던 소장파 민주계의원 몇명들도 허탈하게 송년을 맞고 있다.이들끼리 모이면대통령에 대한 원망(?)을 심심치 않게 털어놓는다는 것이다.대통령의 마음이 민주계로부터 떠나있는 상황에서 그마 음이 언제나돌아올지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金基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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