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21세기 교통기술 어디까지갈까-각국의 개발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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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새로운 첨단 교통기술개발은 지금까지 유럽이 주도해 왔다.80년대 중반부터「유레카계획」의 일환으로「프로메테우스(PROMETHEUS)」와 「드라이브(DRIVE)」계획을 추진 중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유럽의 14개 자동차 제조회사가 공동출자해「지능자동차」를 개발하는 프로그램.푸조자동차회사가 개발하는 「알토(ALTO)」는 말 그대로 「꿈」같은 자동차다.또 「드라이브」는 주로 도로의 지능화 방안을 연구하는 프로 그램이다.유럽은 이 계획에 89년부터 지금까지 6년동안 모두 약 1백조원을투입했다.
유럽의 기술개발체계는 나라에 상관없이 연구과제에 따라 대학연구소.민간기업 등이 공동연구팀을 구성하고 있다.실질적인 연구개발 추진주체는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와 민간기업이 주도하는「유럽도로교통 첨단기술 시행조정위원회(ERTICO) 」이고 이 기구에 모두 42개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미국은 91년 「육상교통 효율화법(ISTEA)」제정으로 첨단교통 기술개발의 불을 댕겼다.90년 발족한 「미국 지능자동차 및 도로사회」를 94년 9월 「미국 지능교통사회(ITS)」로 이름을 바꾸며 향후 20년간 1백72조원을 이 분 야 연구개발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은 특히 유럽에 비해 기술개발이 다소 뒤진 점을 고려,대규모 물량작전을 펴고 있다.중간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최종단계로 건너 뛰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1단계로 우선 4개의 연구팀을 뽑아 「미국 첨단교통시스템의 궁극적인 골격을 구상하는 연구」를 경쟁시키고 있다.
팀간 경쟁은 금년 말 끝나고 가장 우수한 대안을 제시한 팀이내년부터 2년간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미국 교통부는 이미 GM社가 주도하는 연구팀을 「자동화 국가도로망」개발팀으로 선정했다.앞으로 7년동안 1천6백억원을 투입,지능자동차가 운행할 수 있는 시범도로를 개발하는 연구다.원격컴퓨터로 브레이크와 가속기를 조정,자동차가 상호 더욱 근접해 운행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중점목표다.도로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기술이다.유럽은 운전자를 돕거나 경고하는 기술개발이 중심인데 비해 미국은 한발 더 나가려는 의욕이다.
일본은 이미「경로안내시스템」을 실용화했다.인공위성을 이용한 차량위치 추적으로 운전자에게 목적지까지의 진행방향을 알려 주는장치다.작년 한햇동안 35만대,지금까지 70만대에 달하는 자동차가 이「시스템」을 부착하고 있다.
웬만한 전자회사는 모두 한개 이상의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일본은 또 부처별로 각각이던 첨단교통기술 개발 및 응용체계를 올해부터 하나로 묶었다.정부 각 부처와 민간기업.연구기관을 모두 망라해「차량.도로.교통의 지능화 사회(VERTIS)」를 구성했고 10달만에 회원수가 1백24단체(학술 1 9,비영리단체 14,개인기업 91)에 이르렀다.
결국 유럽이 조금 앞서 가는데 비해 미국은 정치적 결단으로 단숨에 뛰어 넘으려 하고 일본은 쉬운 것부터 먼저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기민성을 보인게 지금까지의 경쟁양상이다.확대 일로의세계 자동차시장을 향한 이들의 「기술전쟁」은 그 러나 지금부터가 시작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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