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被拉機승객 구출적규정 회교원리주의에 쐐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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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랑스 정부가 26일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전격적으로 강공책을편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납치범들이 차례로 인질들을 살해하는등더 이상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백73명의 인질이 잡혀 있어 진압작전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프랑스는 납치범들이 4명의 승객을 본보기로 사살하자 잔인한테러에 대한 응징이라는 명분을 축적하며 작전을 감행할 수 있었다. 프랑스는 당초 기체가 납치된 알제리에서 작전을 펼 계획이었으나 알제리 정부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대신 프랑스 국내로 끌어들여 경찰특수진압부대(GIGN)를 출동대기시켜 미리부터작전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와 납치범들사이에 타협가능성은 처음부터 거의 없었다고도볼 수 있다.납치범들이 소속된 무장회교그룹(GIA)은 지난해 9월부터 프랑스를「적」으로 선포한데다 이번 사건에서 한명등 지금까지 모두 22명의 프랑스인을 살해했다.
납치범들이 굳이 파리行를 고집한 점도 자신들의 신변보호를 염두에 두었다기 보다는 알제리 집권군부를 측면지원하며 회교원리주의를 탄압하는 프랑스에 어떤 식으로든 보복을 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프랑스내 회교원리주의에 가장 강경하게 대처해온 프랑스로서는 이번에 양보할 경우 회교원리주의가 더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속에 발라뒤르 총리의 말처럼『한판 결전은 유일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한 무모한 작전이었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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