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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한국민속씨름협회 김재기 총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2년동안 선장 없이 표류해온 한국민속씨름號가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하루하루 때우기에 급급하더니 어느새 5년후,10년후를 내다보는 갖가지 청사진을 쏟아내고 있다.지난 20일 김재기(金在基.
57)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장을 새 선장으로 맞이한 뒤부터 나타나는 변화들이다.그는 주택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을 거칠 때에도 대출용 인감증명을 없애는등 아득한 은행문턱을 눈높이로 낮추는데 결정적 공헌을 했다.과연 그가 시름시름 앓아온 씨름계를 구해낼 수 있을까.『스포츠초대석』에서 만나보았다.
-우선 소감부터.
▲금융계에서 줄곧 활동해 와 씨름계엔 문외한입니다.지난해말 맡아달라는 얘기가 처음 나올 때부터 완강히 고사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개국(내년3월)을 앞둔 유선방송협회 일도 수월치가 않고 말입니다.아무튼 맡은 만큼 씨름을 명실상부한 민족스포츠로키워야 할텐데 어깨가 무겁습니다.
-씨름계의 문제점은.
▲국민의 사랑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봅니다.총재(그는 협회를 위원회로,회장을 총재로 바꿨다)가 없다보니 씨름계도 우왕좌왕했고,그사이 씨름팬들이 발길을 돌렸던 것도 부인하기 힘듭니다. 하루빨리 조직과 운영을 정비,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일본=스모」「스페인=투우」와 마찬가지로 한국하면 씨름을 떠올릴 수있게 해야합니다 .
-이를 위한 대책이라면.
▲씨름인 스스로의 단결이 첫째 과제입니다.이점에서 이번 신임총재 추대과정에서 보여준 단결력은 좋은 징조라고 여겨집니다.또씨름스타가 어느날 갑자기 탄생될 수 없는 만큼 초.중.고교 씨름활성화를 위해 적극 후원할 생각입니다.이와 함 께 국민 모두가 쉽게 씨름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곳곳에 관객 1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상설씨름장 건설도 고려하고 있습니다.다행히 몇몇 기업들이 최근 씨름단 창단을 추진중이어서 제2의 씨름붐이 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규정이 바뀐다는등 설(說)이 많던데요.
▲학계.언론계등의 도움을 받아 씨름발전위원회를 구성,삼국시대에 유행했던 씨름의 「원형」을 찾아내 민족정서와 현대감각을 동시에 살리는 방향으로 재편할 생각입니다.그러다보면 스모처럼 예(禮)를 앞세우는 의식(儀式)을 되살리는등 일부 규정의 개정이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金총재는 끝으로『얼굴마담에 그치지 않고 「경영총재」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한국에만 존재하는 유일의 국산(國産)스포츠인 씨름이 재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적 성원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鄭泰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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