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년 경제운용,안정이 중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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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각 국책(國策).민간 연구기관들의 새해 경제전망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연구기관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내년 경제는 7~7.5%의 실질성장속에 6%안팎의 물가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같은 예측은 현재의 경기확 장국면이 내년까지 이어지리란 기대와 함께 올해의 8%대 성장에 이은 내년의 경기확장이 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共存)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거시경제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물가에 큰 부담을 주지 않고 고용을 흡수할 수 있는 적정성장률을 유지하는 것이다.물가와성장은 어느 쪽이 더 중요하다고 이분법(二分法)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과 여건에 따른 선택은 필요하다.정책이어느 쪽에 더 힘을 줄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의 경기상황과 내년 이후의 중단기(中短期)전망및 경제외적여건등을 살펴볼 때 우리는 내년 경제운용의 초점을 안정쪽에 맞춰야 한다고 본다.우리 경제는 행정수단까지 동원해가면서 잡아놓은 물가가 아직까지 연(年)6%수준에 이르는 인 플레체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이러한 인플레체질의 개선은 국가경쟁력 확보의 기본 조건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정부건의를 통해 국가경쟁력 강화를위해서는 물가상승률을 2~3년안에 적어도 4%수준으로 안정시켜야 한다고 지적한 것은 타당하다.문민정부의 신경제계획도 물가상승률을 계획기간내에 연3%수준까지 단계적으로 떨 어뜨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바 있다.현 추세로는 이같은 목표달성은 난망(難望)이지만 정부가 이제부터라도 비상한 각오로 이를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다.
KDI는 현 정책기조에 변화가 없을 경우 내년 성장률은 7.
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이 경우 물가상승률은 6%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한다.우리 경제의 규모로 볼때 성장률 7.5%는장기적 목표로 삼기에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다.이 러한 단기적 고성장은 경기순환상 내후년부터로 예상되는 수축(收縮)기간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우려가 있다.
내년에는 물가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해외자본의 대량유입등 경제적 여건외에 4개 지자체선거라는 경제외적 복병도 도사리고 있다.정치논리에 경제가 멍들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그래서는 안된다.안정우선이란 대원칙하에 통화.재정.외환등 정책수단의 연계를 강화하고,정치논리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정부의 각오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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