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랑의 봉사 結緣운동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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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망년회는 흥청대고 불우시설은 썰렁한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올해 세밑은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내년에 있을 지자체(地自體)선거가 당장 고아원과 양로원에 찬바람을 몰고 왔다.내무부가 각 시.도에 설치된 이웃돕기성금 접수창구를 폐 쇄해버렸고,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전선거운동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우시설에 대한 후원금이 예년의 2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보육원을 30년간 운영해온 한 원장은 난방비조차 못댈 위기는올해가 처음이라고 한숨을 내쉬고 있고,한 양로원은 여태껏 김장조차 담그지 못해 큰일이라고 한다.그런데도 대도시 유흥가는 흥청망청이다.주요도시 호텔은 예약이 끝난지 오래고 ,내년선거에 얼굴 알리려는 사람들이 온갖 형태의 망년회에 얼굴을 내밀고 계산을 도맡아하고 있다 한다.
해마다 세밑이면 불우이웃을 돕자는 말을 읊조리지만 세상 인심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날로 각박해질 뿐이다.국가가 불우한 사람들을 제도적으로 도와야 마땅하지만 아직 그럴 능력이 모자란다.그렇다면 우리의 불우이웃들은 밤낮 개개인의 온정 에 기대며 살아야 하는가.개인의 온정이란 한계가 있다.그러나 작은 개인의힘이 큰 힘으로 뭉칠 수는 있다.하나가 따로 따로가 아닌 여럿으로 모일 때 하나의 힘은 큰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것이 中央日報가 벌이는 「1팀 1시설」운동의 기본개념이고,사랑의 봉사자들을 여럿으로 묶는 한마음 축제의 의미다.사랑의 봉사자 하나가 모여 한팀을 이뤄 한 불우시설을 1년내내 책임지자는 방식이다.어쩌다 들리는 온정도 고맙지만 하나 의 온정으로는 불우이웃의 현실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기왕에 하는 봉사라면 보다 체계적으로,지속적으로 전개하자는 것이다.
미약한 하나의 온정이 여럿으로 뭉치면 뜨거운 열기가 되어 불우한 우리 이웃의 삶을 따뜻이 녹일 수 있다.하나 하나의 개별적 온정도 좋지만 작은 온정을 뜨거운 열기로 승화시키는 「1팀1시설」운동의 전개로 이웃돕기운동을 우리 모두가 이번 세밑에 보다 체계적으로 한번 활성화시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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