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용공 영화'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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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실미도''살인의 추억' 등 최근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한국 영화들이 19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논란이 됐다.

한나라당 김용균 의원은 이 영화들이 '좌경.용공적'이라고 지적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면 ▶국군이 인민군 포로를 태워 죽이는 잔인한 군대로 묘사되고▶북한 의용군으로 끌려간 불쌍한 후배를 국군인 형이 무정하게 쏴 죽이는가 하면▶국군 방첩대가 인민군이나 썼던 죽창으로 부역자들을 찔러 죽이기도 하지만▶인민군이 우리 민간인을 살상하는 장면은 전혀 보이지 않는 등 국군만 비난하도록 세뇌하고 있다"며 "도대체 태극기 휘날리는 영화냐, 태극기 찢는 영화냐"고 비난했다. '실미도'에 대해서도 "인민군 노래(赤旗歌)를 여과없이 내보내는가 하면 한국군의 만행도 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오경훈 의원도 "최근 포천 여중생의 시신이 발견된 농수로관은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피해 여성이 발견된 장소와 거의 흡사하다"며 "모방심리가 강한 우리 아이들을 음란.폭력물로부터 지키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영화는 어디까지나 픽션인 만큼 이념적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며, 오히려 표현의 자유가 확보돼야 하는 예술분야"라며 "더구나 이들 영화는 좌경 표현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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