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인 7경기만에 데뷔 골 "골맛이 꿀맛"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여자프로농구 신세계의 신혜인(19.1m83㎝)이 마침내 데뷔골을 터뜨렸다. 도합 일곱점.

19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과의 겨울리그 4쿼터 4분30초쯤 오른쪽 45도 지점에서 골밑으로 치고들어가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올해 숙명여고를 졸업하고 신세계에 입단한 신혜인이 데뷔 후 다섯 경기 만에 본 골맛이었다.

농구계가 신혜인을 주목하는 것은 '얼짱'으로 꼽힐 만큼 예쁜 얼굴 때문만은 아니다. 그동안 예쁜 농구선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리없이 사라져간 그들과 달리 신혜인에게는 이미 고교 무대에서 검증된 재능이 있다.

현대의 전주원이 임신과 함께 은퇴, 새로운 스타의 등장에 목마른 지금 신혜인은 신세계의 내일이자 여자 농구의 미래일지 모른다.

신세계는 우리은행에 58-71로 패해 시즌 6패(1승)째를 기록했고, 신혜인도 골은 넣었지만 여러모로 미숙했다.

상대팀 선배들과 몸싸움을 하다 밀려나 '십리 밖'에 나뒹구는가 하면 슛을 하기 위해 점프했다 힘에 눌려 공과 함께 코트 바닥에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3쿼터까지 38-59로 뒤지고도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신세계처럼, 신혜인도 굴함 없이 바스켓을 향해 비행했다.

첫 골을 터뜨린 후 신혜인은 용기를 얻었다. 8분30초쯤 골밑을 돌파, 두번째 레이업슛을 터뜨리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전 같으면 두려움 때문에 멈칫거리다 기회를 놓쳤겠지만 이번에는 거침이 없었다.

자유계약선수(FA) 정선민.이언주와 재계약하지 않고, 신혜인.한미라 등 새내기들로 팀을 재편한 신세계는 이날 패배로 꼴찌를 면치 못했으나 '희망'은 잃지 않았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