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기가 무서워요' 비행공포증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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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 차츰 보편화되고 저가 항공사까지 등장하면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덩달아 비행기를 타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비행공포증'을 가진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행기를 한 번도 타지 않은 사람들이 공포증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비행기를 자주 타는 사람일수록 비행공포증을 가지게 될 확률이 높다.

심한 난기류를 만나 동체가 흔들리거나, 각종 문제로 인해 공항 착륙 등에 문제가 생겨 공중에서 마냥 기다려야 했던 경험들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행공포증을 가지게 되면 어떤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비행기를 타는 것이 싫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아 비단 해외여행 뿐 아니라 해외출장도 거부하게 돼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 비행공포증 이유도 가지가지

비행공포증은 주로 비행기를 많이 타 본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 실제로 이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비행공포증연구소가 방문 환자 24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비행횟수가 82회로 집계된 환자들 가운데 85.1%는 ‘항공여행을 잘하다 갑자기 공포증에 걸렸다’고 답한 바 있다.

유형별로 보면 폐쇄공포증이 52.9%로 가장 많았고 난기류 등 안전을 염려하는 상황형 특정공포증 37.6%, 고소공포증 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52.7%는 불안을 줄이기 위해 탑승할 때 술이나 약을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해 기내 난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일반적으로 비행공포증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으로는 항공여행으로 인한 불쾌한 자극 즉, 제트엔진의 소음, 난기류로 인한 기체 요동, 기압변화에 의한 이통(귀의 통증) 등이 꼽힌다.

또한 하늘에 떠 있기 때문에 지지기반이 없다는 느낌 자체가 불안감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때에 따라서는 영화에서 나타난 공포에 질린 기장이나 승객의 모습이 떠올라 일반상황에서도 과대평가하면서 힘들어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공황장애나 공황장애로 인해 빠져나오지 못하는 장소를 피하게 되는 광장공포증이 있는 사람들도 비행여행을 회피하거나 불쾌하게 생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비행공포증연구소 이상민 소장은 “비행공포증이 있는 환자 중에는 비행공포증 뿐만 아니라 다른 불안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비행공포증 증상 하나만 있는 분들도 전체 인구의 약 2.6%이며 많은 사람들이 폐쇄공포증, 고소공포증과 같은 다른 불안이 원인이 돼 비행여행을 불편하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비행기 안 탈 수도 없고...방법은?

비행공포증이 있다면 단순히 약물로는 해결하기 힘들다. 또한 스스로가 비행공포증이 있어 비행 전 약물이나 음주를 하게 된다면 기내 난동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행공포증의 치료는 주로 비행과 불안에 대한 교육, 이완훈련, 시뮬레이터 훈련에 의한 노출, 치료적 비행 등 인지행동치료의 형태로 구성돼 있다.

즉 항공기에 대한 불신을 없애면서 엔진소음, 기울리는 느낌 등에 대해 과도하게 생각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되는 것.

특히 이 과정들은 한 번에 모두 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노출하는 것이 환자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으면서 비행공포증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평가되고 있다.

더불어 호흡훈련이나 근이완훈련 등으로 자신의 불안을 가라앉힐 수 있는 훈련도 병행되며 만약 폐쇄공포증이나 공황장애 등이 있다면 이 질환에 대한 치료도 함께 이뤄지게 된다.

◇ 편안한 비행을 하려면

1. 가슴을 펴고 어깨를 펴며 바른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몸이 긴장하게 되면 몸을 움츠리고 몸이 굳어지게 되므로 이 자세는 앉아있을 때나 서있을 때 모두에 해당된다.

2. 천천히 호흡한다. 호흡법은 정상적인 호흡수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데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3초가 멈춘다. 그리고 다시 숨을 내쉬고 3초간 멈춥니다. 가능하면 복식호흡이 좋다.

3. 한꺼번에 모든 근육을 긴장시켰다가 풀어주는 근 이완을 실시한다.

4. 물, 주스, 우유 등 차가운 음료수 등이 마음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

5. 자신의 신체감각이나 불안에 집중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눠 불안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6. 유머도 큰 도움이 되며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7. 잘못된 당신의 생각에 도전하고 난기류 시에 기체 요동에 저항하지 말고 항공기의 움직임에 몸을 맡기는 것이 좋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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