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田豊子 공동대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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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자녀의 성적이 부모의 체면치레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게얼마나 무모한 일인지를 일깨우기가 참 어렵군요.』 「열린 시대,학부모는 달라져야 한다」며 지난 8월부터 4개월간 전국순회강연회를 가져온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공동대표 전풍자(田豊子.
51)씨.
13일 서울YWCA 대강당에서 21번째로 열린 마지막 강연에서도 학부모 스스로 이뤄야할 교육개혁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우리 학부모들의 교육참여 형태가 병적일만큼 극도의 가족이기주의를 고스란히 반영한다며 田씨는 본격적 「교육소비자운동」을 제안했다.
현재의 교육제도와 환경이 크게 잘못된줄 알면서도 학부모들이 힘모아 개혁하려는 노력대신 개인적으로 대처하려는 바람에 교육계의 온갖 비리와 부조리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개성과 능력에 맞는 21세기형 교육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서로 「공동부모」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힘을 모아야합니다.세계적으로 소문난 우리의 교육열기를 건강하게 세력화하면교육개혁의 원동력이 될수있거든요.』 전국순회강연회를 하는 동안가장 많은 학부모들을 공감시킨 것은 공부만 잘하는 「똑똑이」를만들고자 과외공부를 시킨적 없는 자신의 진솔한 체험담이었다고 田씨는 말했다.대학입시에 실패한 딸이 「재수하느라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않다」며 나름의 미래설계도에 따라 외국어와 전자계통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하고있지만 전혀 열등감에 시달리지 않고 즐겁게 생활하는 모습을 전하자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과연…』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라는 얘기다.
그토록 교육열병을 앓다가도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고나면 우리교육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의 방관자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田씨.
『그 뼈아픈 경험들이 교육개혁의 밑거름이 되도록 계속해서 힘을 보태는 학부모가 늘어날때 우리 교육은 정말 근사해질 것』이라고 덧붙인다.
「성숙한 부모,자유로운 학교,건강한 아이」를 내걸고 지난 90년 발족된 학부모연대 회원은 현재 1천여명.
앞으로는 학교별 학부모회 활성화를 통해 교육자치.대학입시제도개선.교육재정 확충문제등 시민운동 차원의 교육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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