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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 우려 … 아시아 증시 한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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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7일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5.23포인트(2.91%) 급락한 1839.82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하락해 1840선을 내줬다. 지난달 28일 이후 보름여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더 힘이 없었다. 23.04포인트(3.18%) 떨어진 702.49를 기록했다.

하락세는 개장 전부터 예고됐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예상치를 웃돌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기는 나빠지는 데 물가마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투자자들의 불안을 고조시켰다. 이 때문에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3% 안팎 하락했다.

개장 초부터 20포인트 이상 밀리면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외국인의 ‘팔자’세와 아시아 증시의 동반 약세에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528억원, 146억원어치를 팔았다. 개인이 2028억원을 사들이고, 프로그램 순매수 물량이 1306억원 유입됐으나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5000선이, 인도 센섹스 지수는 2만 선이 무너졌다.

이날 하락으로 연말 ‘산타랠리’와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에는 찬물이 끼얹어졌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지금 문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따른 본격적인 하락장세로 가느냐의 여부”라며 “다만 시장이 침체에 돌입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언제 투자에 나설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를 실탄으로 한 기관 자금도 두둑한 데다 연말을 앞두고 기관의 종가 관리가 예상되기 때문에 1800선 초반에서는 매수에 나서볼 만하다”고 전했다. 반면 메리츠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당분간 관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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