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큰마당>30대 토론모임 "21세기 프런티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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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나우콤의 PC통신 나우누리에 비공개동호회(CUG)로 보금자리를 차린 PC통신모임「21세기 프런티어」.사회 곳곳 에서 활동하고 있는 2백51명의 30대가 모여 한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보자는 포부를 다지고 있는 모임이다.
〈中央日報 9월30일자 33面보도〉 21세기 프런티어 회원들은 지난 10월10일 1차 온라인 운영회의를 열어 PC통신의 진수를 만끽했다.PC통신을 처음 시도해보는 사람도 있어 대화방에 들어왔다가 끝내는 방법을 몰라 헤매는 사람,타자가 서툴러 고생하는 회원,개인적인 얘기를 하다 사회자로부터 핀잔을 듣는 사람등 해프닝의 연속이었지만 이들은 가상의 회의공간속에 흠뻑 빠져들었다.
한달전쯤에 열린「21세기포럼」에서는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美 CNN방송 리포터를 사칭한(?)한 회원이 생생한 현장중계를 하기도 했다.물론 회원들은 온라인 포럼의 발제문을 미리받아볼 수 있고 주요 회의내용을 자기집이나 사무 실에서 느긋하게 살펴볼 수 있다.
『지존파사건이 우리 사회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성수대교 붕괴사건은 성장제일주의 한국의 실상을 보여주는 것이다.』성수대교가 무너지던 10월 21일 한 PC통신 공개게시판에오른 21세기 프런티어 회원 박성현(朴誠賢.34) 고려시멘트 대표의 편지다.
「재건축해야 할 것은 국가,그 자체」라는 글을 쓴 김성식(金成植.36.나라정책연구원)회원은『붕괴돼야 할것은 유연성도 없고책임도 없는 죽은 관료시스템 그 자체』라고 정치평론가답게 한국의 관료체제를 비판했다.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하 고 있는 김용철(金容哲.33)씨는「성수대교 사고,본격진단을 부탁드립니다」라는 편지에서 착잡한 심경을 토로하며 회원들의 날카로운 비판을 요망하기도 했다.
21세기 프런티어의 자랑거리인「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하여」자료방에는 美 앨 고어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멀티미디어 백서」「초고속 정보통신 종합추진계획」「멀티미디어 장악하면 21세기 지배한다」등 귀중한 자료들이 모여 있다.
이들은 전세계 통신망 인터네트의 뉴스그룹에 자신들을 소개하고21세기 프런티어의 취지에 공감할 수 있는 모임과 교류할 계획도 갖고 있다.인터네트와는 별개로 실제 미국내의 한 컴퓨터통신모임과는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고 있을 정도로 이들의 눈은 어느새 세계를 향하고 있다.
〈李炯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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