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 ‘기장 바꾸니 풀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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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프로배구 V리그 경기가 열린 12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

 문용관 대한항공 감독은 1세트 19-23으로 뒤진 상황에서 흥분한 주전 세터 김영래를 빼고 백업 세터 김영석을 투입했다. 비행기로 치면 기장에 해당하는 세터 교체는 적중했다. 대한항공은 첫 세트를 내줬으나 바뀐 기장의 지휘 아래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며 3-1로 역전승했다.

 2005년 명지대를 졸업한 김영석은 현대캐피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고 두 시즌을 보낸 김영석은 ‘세터 구인난’에 시달리던 대한항공에 지난 시즌 직전 트레이드됐다. 김영석은 친정팀 공략의 선봉에 섰고 현대캐피탈은 ‘부메랑’에 맞은 셈이다.

 이날 김영석의 토스는 현대캐피탈 세터 권영민만큼 안정되지도, 다채롭지도 못했다. 그러나 좌우로 토스를 찢어 올려 현대캐피탈 블로커들을 끌고 다녔다. 문 감독은 “(김)영석이는 토스가 높지 않아 속공보다는 좌우로 많이 흔들라고 했는데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대한항공의 좌우 공격수들도 김영석의 손끝을 가볍게 만들어 줬다. 오른쪽(보비·김학민)에서 28점, 왼쪽(장광균·강동진·신영수)에서 31점을 뽑았다. 대한항공 날개의 득점은 현대캐피탈(49점)보다 10점이나 많았다.

 외국인 선수를 구하지 못한 현대캐피탈은 이날 패배로 프로팀 상대 전패를 기록하게 됐다. 6일 아마추어 초청팀인 상무를 꺾은 게 이번 시즌 유일한 승리다.

 우승후보끼리 만난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리시브가 흔들린 GS칼텍스를 3-1로 손쉽게 물리쳤다.

 
인천=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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