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업>뮤지컬 "서울사람들" 명성황후役 신영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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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강인하지만 여자의 부드러움은 잃지 않고 그러면서도 내재된 기품을 통해 국모(國母)의 위엄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그런 명성황후를 만들어내고 싶어요.』 서울시립가무단이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중인 서울정도(定都)6백년 기념 다큐멘터리 뮤지컬『서울 사람들』(김정숙 작.김상열 연출)에서 명성황후역을 맡아 열연중인풋내기 배우 신영미(23).
그는 요즘 신데렐라와 친척이라도 된 기분이다.우선 성(姓)도같은 「신」씨(?)고 어느날 갑자기 뜻밖의 소원풀이를 한 것도그렇다. 『맛깔나는 노래가 하고 싶어서 뮤지컬 배우를 지망했어요.이렇게 빨리 기회가 주어지고 나니 오히려 얼떨떨하기만 해요.』 이번 공연중 그는 두 곡의 노래를 통해 명성황후의 모든 것을 표현한다.잠자는 고종을 보며 부르는『목련꽃 아래서』에선 섬세하고 여성적인 명성황후를,『망국의 한』에서는 국모로서 주권수호를 단호히 외치는 강인함을 보여준다.
기교와 음악성에 의존하는 오페라 아리아보다 노래의 자연스런 감정표현을 중시한다는 그에게 노래속 정서의 굴곡이 뚜렷한 이번역은 그래서 더욱 욕심이 간다.
『자나깨나 명성황후만 생각해요.신출내기 하나 때문에 작품 망쳤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죠.』 올 한해를 그는 주변 사람들을놀라게 하는 재미로 산 셈이다.연초 한양대 성악과를 수석졸업한그가 오페라나 합창등 성악의 길을 계속하지 않고 시립가무단에 입단할 때 주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했다.쉬운 길 두고 돌아간다는 얘기며 『춤 한번 연기 한번 안해보고 네가 어떻게 뮤지컬배우가 되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
***“한국의 줄리 앤드루스”가 꿈 그런 그가 시립가무단 입단 9개월만에 전 단원을 대상으로 한 공개 오디션을 통해 당당히 명성황후역에 캐스팅 되자 이번엔 주변에서 『정말 놀랐다』고한다. 그러나 그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결코 우연이나 행운이란 단어를 그에게 쓰지 않는다.가무단 입단을 결심하곤 곧바로 발레학원에 나가 춤을 배우고 연기학원에 다니며 연기를 익히면서 뮤지컬 배우의 야무진 꿈을 키운 열정과 입단후에도 모자라는 춤.연기를 보충하느라 연습실 마룻바닥이 닳도록 뛰어다닌「최고 악바리」임을 알기 때문이다.
『줄리 앤드루스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사운드 오브 뮤직」이나「메리포핀스」의 그녀처럼 부드러운 노래와 환한 미소로 무대에 서는게 꿈이에요.』 글:李正宰기자 사진:朱基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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