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복제양 ‘돌리’ 만든 윌머트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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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이 정보통신(IT) 강국으로서의 자신감을 줄기세포 연구 쪽에도 쏟는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사람의 잘못(황우석 박사의 논문 조작)으로 그런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 됩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양 ‘돌리’를 복제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대 재생의학연구소 이안 윌머트(사진) 박사. 한때 황우석 박사와 공동연구를 했던 그가 11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과기부 줄기세포사업단과 협력 분야를 모색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한국은 배아 줄기세포 분야가 강하고, 우리는 동물이 태어나기 위해 처음 성장하는 과정(발생학) 분야가 강해 서로 공동연구를 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머트 박사는 자신의 강점인 체세포복제 방식의 복제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최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윤리 문제가 아닌 실용화에 대한 어려움 때문이라고 그는 토로했다.

“일본과 미국에서 피부세포의 생체시계를 거꾸로 돌려 배아 줄기세포와 거의 같은 줄기세포를 만드는 등 더욱 쉬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내 방식을 중단한 것입니다.”
 
이 방법은 황우석 박사도 사용한 것으로 인간 복제 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발표했으나 조작으로 결론 났었다.

윌머트 박사는 동물 복제 기술 발전에 대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이 10년 전 양을 처음 복제할 때나 지금이나 기술 진전이 별로 없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인간 줄기세포 연구는 이제 시작”이라며 “앞으로 10~20년 뒤에는 치료에 활발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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