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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가, 돼지고기 때문에 또 사상 최고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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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을 위해 올해 내내 '돼지 잡기'에 혈안이었던 중국의 물가 당국이 또 판정패했다.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1년만에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갈아치운 것이다.이에 따라 민생 물가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1980년대 폭등한 물가 때문에 천안문(天安門) 사태가 일어났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중국에서 물가 불안은 민심 이반에 주요한 변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로서는 물가 불안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北京) 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불똥을 튀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국가통계국은 11일 "식품 가격 급등으로 11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996년 12월 이후 11년만에 최고치다. 8월 이후 4개월째 정부의 통제 목표선(3%이하)의 배를 넘고 있다.

통계국은 "소비자 물가 산정에 33%의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 가격이 급등한 데다 석유류 제품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식품가격 중에서 물가 불안의 주범은 돼지고기 가격이다. 지난해 말 ㎏당 8위안 정도였으나 지난달에는 23위안 까지 급등했다.

상반기에 돼지고기 가격을 시작으로 식품 가격이 치솟자 원자바오(溫家寶)총리가 동부서주하며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양돈 농가 지원, 공급 확대를 외쳐왔다. 다소 안정되는 기미를 보였던 돼지고기 가격이 최근에 또 다시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등장한 것이다.

중국 정부로서는 허탈감이 든다고 할 정도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는 돼지고기 가격은 물가 불안 심리를 계속 자극하고 있다. "돼지가 원망 스럽다"는 푸념이 나올 지경이다. 중국 정부는 당분간 돼지 가격 안정을 위해 '피 튀기는 전투'를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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